테러에도 '3색 정신'은 꺼지지 않는다
[ 2015년 11월 16일 07시 33분   조회:9473 ]

14일 프랑스 파리의 공화국 광장 조각상 주위엔 초와 꽃다발, 글귀가 자리했다. 전날 밤 9시20분부터 이날 0시20분까지 8곳에서 벌어진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129명(한국시간 15일 오후 11시 현재)이 숨진 걸 추모해서다. 프랑스로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테러였다.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경기장을 빼곤 모두 공화국 광장 인근에서 벌어졌다. 시민들이 광장을 찾는 이유다. ‘Innocent(무고하다)’ ‘Pray For Paris(파리를 위한 기도)’란 글귀가 보였다. “테러 이후 우린 더 강해질 것이다. 공포는 없다”는 손 글씨도 보였다. 평화를 상징하는 심벌의 안이 에펠탑으로 바뀌었다.

 ‘흔들릴지언정 침몰하지 않는다(Fluctuat nec Mergitur)’. 중세인 1358년부터 파리를 상징한 문장(紋章)으로 쓰였다. 중세 상인들의 이익집단인 한자동맹 소속 파리 상인들이 센강이 요동쳐도 파리라는 범선은 가라앉지 않고 꿋꿋이 항해할 것이라는 의지를 담아 이 문장을 썼다. 이게 자유·평등·박애란 근대 정신의 발상지인 공화국 광장 한쪽에 거대한 그라피티로 등장했다. 테러 후 그려진 것이라고 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 만큼 절박했던 것일까. 프랑스인들의 마음 풍경이 아렸다.

 파리의 밤을 밝히던 에펠탑은 이날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조명을 껐다. 하지만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 등 전 세계 주요 상징물들은 삼색기의 불빛을 밝히며 프랑스의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이어나갔다.

 10개월 전 샤를리 에브도 테러의 흔적은 여전했다. ‘즈 쉬 샤를리(Je Suis Charlie, 나는 샤를리다)’도 남아 있었다. 당시엔 “리베르테(Libert<00E9>·자유)”의 열띤 함성이 광장을 삼켰다. 추가 테러를 우려한 듯 광장에 모인 군중은 샤를리 에브도 테러 때보다 크게 줄었다. 경찰이 수시로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 방송을 했다. 광장을 찾은 한 여성은 “우린 어제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공포 속에 살긴 싫다. 함께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바타클랑 극장은 광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록 공연을 즐기던 8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근에 살던 르몽드 기자가 찍은 동영상엔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 위로 산 사람들이 달렸다. 생사는 이렇듯 절실했다.

 인근 본비에르 카페 주변엔 수십 개의 총탄 자국이 선연했다. 이곳에서 5명이 숨졌다. 열 살 남짓 아이가 쪼그리고 앉아선 초에 불이 꺼지면 곧바로 옆 초를 들어 불을 붙이길 반복하고 있었다. 뜨거울 텐데도 아랑곳없었다. 테러범의 살의와 아이의 사명감의 대비는 이질적이었으되 현실적이었다. 파리 시민 마리옹은 “내 도시를 보고, 내 거리를 보고, 내 사람들을 보며 살아 있다는 걸 느끼고 싶었다. 우린 싸울 것이다. 우리나라도 싸울 것”이라고 했다.

 다시 걸음을 옮긴 지 5분 남짓 르카리옹 바에 도착했다. 15명이 숨진 곳이다. 총알 구멍엔 꽃이 꽂혀 있었다. 동네 주민 쥘리에트는 “여긴 정말 특별할 게 없는 동네다. 그저 보통 사람들이 사는 데다. 아무런 상징성도 없다. 어디서나 일어났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누구든 테러 대상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었다. 쥘리에트는 “오늘 낮 누군가에게 담뱃불을 빌렸더니 ‘정말 미안합니다. 없어요. 미안해요’라고 하더라. 별일 아니었는데도 정말 미안해했다. ‘무슨 얘기냐 당신 잘못이 아니다’고 해줬다. 모두 죄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상한 감정이다. 함께한다는 느낌이기도 하다”고 했다.

실제 공감과 연대를 체감할 순간들이 이어졌다. 당국의 헌혈 요청에 세 시간 줄을 서 피를 내어준 이가 많았다. 조한나 나자르는 “한 번도 헌혈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두 번 생각할 일도 아니었다”고 했다.

 IS는 14일 공식 인터넷 선전 매체에 올린 아랍어와 프랑스어로 된 성명에서 “8명의 형제가 십자군 프랑스의 수도를 공격했다”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테러 직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프랑스는 14일부터 사흘간을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국가 안보 태세를 최상위급으로 올렸다. 국경 검문을 강화했고 학교와 에펠탑 등 주요 관광시설 등의 문을 닫았으며 스포츠 경기를 모두 취소했다. 추가 테러 우려에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파리에 요원을 파견해 테러 정보 수집에 나섰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라로저 코언은 14일 칼럼에서 “파리를 구하려면 IS를 물리쳐라. 인류의 이름으로 IS를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파일 [ 1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631
  • 올해 36살인 토레도는 왕년에 1명 직업축구선수였다. 1996년에 한차례 차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지만 축구에 대한 그의 열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토레도는 간고한 훈련을 거쳐 다시 경기장에 돌아왔고 현재 한 축구구락부에서 키퍼로 활약하고있다.  신화넷
  • 2014-05-22
  • 5월 18일 콜롬비아에서 또한번 가슴아픈 사고가 발생했다.교회당에서 출발한 한 뻐스가 인화성 폭발물로 인해 폭발되면서 뻐스에 화재가 발생, 차에 탔던 31명 아동과 1명의 성인이 사망했다.   텅쉰넷
  • 2014-05-21
  • 촬영사 Messori는 갱도에서의 생활을 카메라에 담아 공개하였다. 갱도에서 일하는 대부분 로동자들은 페암 등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삶의 돈줄인 갱도를 떠나지 못한다. Messori는 사회가 비인도주의적인 갱도에서의 로동자들의 생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의미에서 사진을 전시하였다고 한다. 사진은 인도동부...
  • 2014-05-21
  •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렬차가 20일(현지시간) 충돌해 9명이 숨지고 4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러시아 복지부 장관은 모스크바 남서쪽 나로포민스크에서 화물렬차가 탈선한 후 승객 렬차와 충돌해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부상자는 45명이며 18명은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이 가운데 5명은 심각한 상태...
  • 2014-05-21
  • 17일(현지시간) 멕시코의 멕시코 시티에서 열린 '셰프 페스티벌(Chef's Festival)'에서 두 개의 기네스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멕시코 시티 관광청은 이 행사가 한 곳에 가장 많은 셰프와 소믈리에가 모여 세계신기록을 세웠다는 것을 기네스 세계기록 측에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행사에는 3,634명의 주방...
  • 2014-05-20
  •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터키 서부 소마 탄광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16일 현재 사망자가 283명으로 집계됐고,100여 명이 실종되었다.이스탄불에서 한 남성이 석탄과 낫을 들고 누워있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14일 탄광 폭발 사고에 대해 `어디서나 있을 수 있는 사고`라고 말해 터키 국민들...
  • 2014-05-19
  • 멕시코 지질부문은 2013년 6월 15일 한 잠수부가 맥시코 유카탄 반도의 해저 협곡 깊은 곳에서 어린 소녀의 유골 한 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소녀가 사망할 당시 나이는 15-16세로, 1만 2000-3000년 전 사이 빙하시대를 살던 사람으로 추정됐다. 유골의 보존 상태가 비교적 좋아 이전 서반구 인류 조상에 관한 연구에 중...
  • 2014-05-18
  • 라오스 국방장관 등 18명을 태운 공군기가 17일 오전 6시15분쯤라오스 북쪽에서 추락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사고기에는 두앙차이 피칫 라오스 부총리 겸 국방장관 부부와 공안부장, 수도 방콕시 시장 등 라오스의 주요 지도자 등 승객과 승무원 18명이 타고 있었고 이 가운데 15명은 숨지고 3명은 부상당한...
  • 2014-05-17
  • 영국 ‘데일리 메일’ 5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20%의 지하철 승객이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에 영감을 얻어 코넬대학교 출신의 디자이너 및 조각가 캐서린 씨는 재미있고 기발한 치마를 디자인했다. 이 치마에 장착된 센서는 누군가가 지나치게 근접해 있을...
  • 2014-05-16
  • 터키 탄광 폭발사고로 사망자 수는 283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대규모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다.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터키 소마 탄광에서 구조대원들은 여전히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사망자만 계속 늘고 있다. 공식 사망자 수는 283명이며 100여명이 탄광에 갇혀 있는 상태다. 희생자 가족들은 장례식을 하...
  • 2014-05-16
  • 인도 쿠바감에서 13일(현지시간) 트랜스젠더(eunuch) 페스티벌에 참가한 트랜스젠더들이 결혼 의식을 마친 뒤 홀리 스트링(성스러운 줄)을 보여주고 있다. 매년 인도 전역의 트랜스젠더들이 쿠바감에 모여 서사시 마하바라타에서 차용한 이야기를 재연한다.사제가 서사시에 등장하는 아라반과 결혼하는 의식의 하나로 홀리...
  • 2014-05-16
  •  미국 게임업체가 김정은 조선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소재로 한 게임 ‘위대한 영도자!(Glorious Leader!)’ 개발 소식을 발표했다고 가디언이 14일 전했다. 위대한 영도자!에서 플레이어는 김정은을 주인공으로 조작해 미군들과 싸움을 벌인다. 때로는 '유니콘'에 탄 채로 미군을 응징하고, 대 소...
  • 2014-05-15
  • 5월 14일, 뉴욕전임시장 “9.11”국가기념박물관주석인 마이클 (迈克尔·布隆伯格. 사진속 오른쪽 두번째)은 박물관 락성의식에서 강화를 하였는데 뉴욕 “9.11”국가 기념박물관은 5월 15일부터 &l...
  • 2014-05-15
  • 지난 13일(현지시간) 터키 서부 소마의 석탄 탄광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현재까지 274명이 사망한것으로 집게됐다. 사망자가 갈수록 늘고있는 시점에서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 이즈미르 등 대도시 곳곳에서 사고가 아닌 살인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이로 인하여 시위자들과 경찰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 2014-05-15
  •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브라질 월드컵을 한달 앞둔 요즘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보안요원들의 훈련이 한창이라고 전했다. 이들 보안요원 손에는 산탄총이 들려 있고 몸에는 방탄조끼까지 입고 있어 마치 전쟁에 나가는 군인들을 방불케 했다.   인민망
  • 2014-05-15
  • 1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 아나폴리스에서 해군사관학교 1학년 생도들이 해상훈련을 하고 있다. 이들은 실제 세계를 경험하고 리더십, 연대감, 신뢰, 팀워크를 강화시키기 위해 팀을 이뤄 14시간동안 강도높은 육체적, 정신적 훈련을 한다. 1학년들이 받는 훈련으로는, 2마일(약 3,200미터) 달리기, 수중전술, 서바이벌...
  • 2014-05-15
  • 5월14일 신화넷은 조선, 로씨야,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한국 등 세계각국 정계요원들의 전용기사진을 공개했다.  조글로미디어
  • 2014-05-14
  • 5월 12일 중국인민해방군 3군 녀병의장대가 씩씩하고 멋진 모습을 선보이며 나타남에 따라 중국매체들은 세계 각국 녀병들의 군사 열병식에 모습을 긴급 조명했다.조글로미디어
  • 2014-05-14
  •  2014년 5월 13일, 터키의 서부도시 마나사의 한 탄광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 600명의 탄부가 갱에 갇혔는데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수는 157, 부상자는 75명에 달한다고 한다. 터키 재난관리본부에서 밝힌데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00메터깊이의 탄갱에서 발생했는데 한 배전기가 고장나면서 폭발과 화재를 일...
  • 2014-05-14
  • 5월 13일 녀장사라고 불리우는 “阿纳斯塔西娅四世”라는 녀성이 장발로 무게가 2.5톤짜리 승용차를 끌어당겨 세계에 명성을 날리게 되였다. 긴머리로 이렇게 무거운 승용차까지 끌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구경군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봉황넷/조글로미디어  
  • 2014-05-14
‹처음  이전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다음  맨뒤›
포토뉴스 더보기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