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카이거 감독 신작 ‘요묘전’, 당나라의 아름다움 재현
[ 2018년 09월 07일 10시 25분   조회:5364 ]

‘요묘전(妖猫傳)’은 당(唐)나라 황궁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판타지 영화로 2017년 말 중국에서 개봉했다. 천카이거(陳凱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황쉬안(黃軒, 황헌), 소메타니 쇼타 등이 주연을 맡았다. 천카이거 감독은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관객들은 화려한 세트장, 판타지적 요소, 미스터리한 스토리에 열광했다.

영화 ‘요묘전’은 얼마 전 한국에서 ‘요묘전: 레전드 오브 더 데몬 캣’이란 이름으로 개봉됐다. 스틸 사진을 통해 당나라의 매력을 느껴보자.

▌아름다운 세트장

영화 ‘요묘전’ 제작사 측은 투자금 2억 5000만 위안(약 407억 5,500만 원) 대부분을 세트장 건설에 투자했다고 한다. 특수효과는 단 3%만 사용되었고 제작진은 당나라 당시의 실제 배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천카이거 감독은 ‘요묘전’ 제작을 위해 6년의 시간을 투자했고 과거 당나라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허구와 진실을 담은 미술적 표현

‘요묘전’은 일본 유메마쿠라 바쿠 소설가의 소설 ‘승려 쿠카이, 당나라에서 온 귀신과 연회하다’를 각색해 만든 작품이다. 천카이거 감독은 장편(4권)의 소설을 124분으로 압축해 표현해냈고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찬란했던 당나라의 모습과 양귀비의 모습을 영화 속에 잘 녹여냈다.

천카이거 감독은 원작의 기묘한 스토리와 판타지적 느낌을 잘 살려냈다.

장면 분위기를 잡는 데는 고도의 미술적인 표현력이 필요했다. 영화 ‘요묘전’은 허구와 진실이 결합하는 미술적 표현으로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허구’는 작품 본연의 스타일을 대변하고 ‘진실’은 주변 환경을 대변한다. 진실된 주변환경과 스토리 전개는 작품 속 ‘허구’와 대비되며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만약 영화 속에 등장하는 건축물 등이 실제 모습과 많이 달랐다면 허구적인 면에서 줄거리와 겹쳐 100% 판타지물로 전락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천카이거 감독은 당나라 궁전을 진실되게 표현하면서 ‘허구와 진실’을 조화롭게 표현해냈다.

역사적 기반과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건축물

천카이거 감독은 고건축물 분야의 권위자인 두 미술감독과 함께 길이 10km, 넓이 9km에 달하는 장안성(長安城)을 550묘(畝, 면적 단위: 1묘는 약 666.67㎡)에 달하는 소택지 위에 완성시켰다. 장안성을 만드는 데는 6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주작랑(朱雀廊)은 영화 초반 백거이(白居易, 황쉬안 분)와 일본인 법사 쿠카이(쇼메타니 쇼타 분)가 차량을 타고 당나라 궁전으로 입장하는 통로를 말한다.

서시(西市)에서 주작랑까지는 목재 건축물과 시민들의 의복 등 시가지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하지만 화려한 궁전을 지나면서부터 장소가 완전히 황실 위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궁전의 건축물은 과거 고건축물을 그대로 복원했다. 5m 높이의 지붕받침, 9m에 달하는 천장판 등은 영화에 미술적 감각을 더한다.

궁전 외에도 우리가 눈여겨볼 수 있는 건축물로는 진운초[陳雲樵, 친하오(秦昊) 분] 관사가 있다. 이곳은 고양이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곳이자 고양이가 춘금[春琴, 장위치(張雨綺, 장우기) 분]의 몸에 들어간 곳이기도 하다.

진운초 관사는 당나라 당시의 거처를 기반으로 대량의 목재와 식물을 사용해 장식했다. 초록색과 갈색의 조화가 인상적이고 고양이가 춘금의 몸에 들어간 후 녹색이 점점 더 많아지며 분위기는 더욱 괴상해진다.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장소는 사원으로 옮겨지고 서명사(西明寺)의 베일이 벗겨진다.

투난(屠楠) 미술 감독은 서명사 제작에 대해 “창문 밖 풍경을 하나하나 신경 썼다”라고 소개하며 어디서 봐도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다고 전했다.

호옥루(胡玉樓)는 화려한 가무와 여색이 있는 곳이며 고양이가 처음으로 살생을 저지른 곳이기도 하다.

두 미술감독은 호옥루 디자인에 자신의 스타일을 입혔다. 호옥루의 지붕과 옆면은 기존 양식과는 다르게 화려하고 과장되게 표현됐다.

건축물에는 수로도 포함됐다. 방문객들은 배를 타고 건축물 내부로 진입할 수 있다.

미술감독의 손길은 호옥루에 설치된 유리등과 창문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미쳤다. 기존의 엄숙한 모습이 아닌 영화에 조금 더 잘 어울릴만한 모습으로 재탄생됐다.

극 중 가장 화려한 장면이자 클라이맥스로 손꼽히는 연회 장면은 화악상휘루(花萼相輝樓)에서 펼쳐진다. 당현종은 양귀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파도 모양이 새겨진 석판, 온갖 새가 새겨진 돌침대, 술을 가득 채운 연못 등을 준비했다.

▌미녀들 가운데 최고의 미녀

영화 ‘요묘전’에는 세 명의 미녀가 나온다. 양귀비[장룽룽(張榕容, 장용용) 분], 춘금, 옥연[玉蓮, 장톈아이(張天愛, 장천애) 분]은 각자의 매력과 개성을 앞세워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양귀비는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중요한 역할이자 극 중 최고의 미모를 소유하고 있는 여성으로 묘사된다. 황제, 안녹산(安祿山), 아베노 특사, 백룡(白龍) 등이 그녀를 사랑하며 30년의 텀을 두고 그녀를 한 번도 본적 없는 백거이도 그녀를 사랑한다. 극 중 그녀의 미모를 묘사하는 “당나라에는 그녀가 있기에 영혼이 있다”라는 명대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녀의 표정, 일거수일투족은 하나같이 모두 고귀하고 아름답다.

고개를 살짝 돌려 웃는 모습이 애교가 넘친다.

영화 ‘요묘전’은 판타지 영화가 맞다. 하지만 천카이거 감독은 당나라 당시 모습을 구체적으로 표현해내는 데 성공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사실 천카이거 감독이 만들어낸 당나라 모습은 실제 모습과 많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영화 속에 그려진 분위기와 운치가 당나라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 (번역: 은진호)

원문 출처: 1905전영망 내용 종합/인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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