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프트 단지
그 근처에서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
아들며느리 일본 떠난 집
손주두놈 할매한테 남겨둔채
작은 놈 아빠엄마 내놓으라 징얼징얼
그러는 할매 아들 며느리 그리워 쿨쩍쿨쩍
할머니와 세방살이 하는 어느 초등학생
한국간 부모님 생각에 뒤모습 시들하니 처지고
생기로 넘치던 까만 눈동자 그 빛 잃어 우울하다.
이제 몇해 살련만 등 구부러진 할머니
자식 다섯 죄다 밖에 나갔다 허구픈 웃음
거미줄같은 주름살이 쪼글쪼글 패인채 밭고랑인데
고령에 누군가를 그리는 초조한 눈빛 한이 서리듯
알고보니 자식들 구름넘어 산넘어 하늘 타고 머얼리
일본갔단다 한국갔단다 러시아 갔단다 남방에 갔단다.
언제나 이루어질가 그렇게 떠나간 사람들의 귀속이
언제면 애들의 울음 그치고 흐느낌소리 잦아들려나
언제면 성장하는 사춘기 학생의 어깨 펴지고 생기가 찾아들려나
언제면 몇해 남지 않았을지도 모를 어느 노인의 얼굴에
심장 저미듯 애절한 그리움으로 인한 절망이 서서히 걷혀질려나
언제면 온 집안에 오손도손 둥글게 모여앉아 웃음꽃 피여날가
저기 저 한족집들 보라, 식구가 다 챙겨져 있으니
애들 씩씩하고 어른들 웃음 넘치고 노인들 등 펴지고 화색이 도는걸
잘 살려고 산산이 흩어진 조선족들
그 어느 누구보다 잘 살아보겠다고 두주먹 쥐고 떠났지만
웬 이유로 한족보다 못살가, 웬 이유로 집안에 불행의 그림자 움츠릴가
우리의 삶은 결코 쉽지가 않다. 더우기 희망대로만 되지 않는다.
과연 우리는 뭘 모르고 있는걸가 그리고 뭘 착각하고 있는걸가
진정 잘 사는것이 더우기 가족을 위하는것이 어떤것인지
꼭 떠나야만 되는지 다시 정의내려 판정해야 될때가 오지 않았나 싶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