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7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시인은 쓰고자 하는것을 마음속으로 먼저 그려보아라...
2017년 05월 23일 03시 03분  조회:3374  추천:0  작성자: 죽림

 

 

테드 휴즈의 시작법

 

테드 휴즈의 시작법을 왜 꼭 읽어야 하는지...
(시작하는 방법이 아니라, 詩를 作하는 法이다.
연애를 시작하는 법, 뭐 이런 거 아니다.)

 

 

시인 지망생을 위한 책이 아니다

 

...꼭 읽어볼만한 책이 맞다. 꼭 시를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시적 감수성이나 글쓰기, 생각하기 등 여러모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이다. 학생들을 위해서 쓴 책인데, 실제로 학생들이 읽으면 참 좋을 책이다. 문제는 학생들은 이런 책 읽을 여유가 없다는 거.

 

어줍잖은 방법론이 아닌 근본적 접근

 

책 구성도 상당히 흥미롭다. 시를 쓰는 법 혹은 글쓰기에 대한 방법이나 기술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동물과 시, 바람과 기후, 사람들에 관한 글쓰기, 생각하는 법, 풍경에 대한 시 쓰기, 산문 쓰는 법, 주변 인물에 관한 글쓰기, 달에 사는 (환상 속의) 생물에 대하여 등 글쓰기를 위한 보다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부분들을 다룬다. 이 흥미진진한 주제들에 대해 장황하지 않게 엑기스만 전해준다. 그렇다고 쪽집게 과외는 아니다.

 

백 가지 설명보다 시 한 편으로 주제를 전달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핵심과 뼈대 위주로 전달하고는 바로 시를 소개한다. 해당 주제에 관해 생각해볼만한 시를 선별해서 수록했다. 시에 대한 구차한 설명은 모두 생략되어 있다. 주제를 알려줬으니 한번 음미해보라는 식이다. 시를 이해하는 법은 시를 그대로 호흡하는 것이고, 한번 읽어서 잘 모르겠으면 설명이 필요한 게 아니라 느껴질 때까지 다시 호흡하는 것이다. 라고 테드 휴즈가 말한 건 아니고, 그냥 내가 한번 해본 말이다. 말하자면, 돌팔이 처방.

 

원서보다 번역본이 더 좋은 점

 

원서는 Poetry in the Making인데, 영어로 시를 쓸 계획이 아니라면 굳이 원서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물론, 난 안 읽어봐서 모른다. (영어를 못해서만이 아니라) 우리에겐 번역본이 원서보다 좋은 점이 있는데, 역자인 한기찬 시인이 주제에 부합하는 비교 한국시들을 각 장마다 몇 편씩 수록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오소리, 파리, 모기, (에프킬라..는 아니고..) 당나귀, 나의 고양이 죠프리, 알프레드 코닝 클라크 등 도무지 와닿지 않는 번역시들만 있는 것보다는, 화사, 풀, 풀잎, 남사당, 성북동 비둘기, 해, 별 헤는 밤 등의 주옥같은 시들을 비롯한 잘 와닿는 우리 시들이 더 반갑다. 각 장의 주제와 비교적 가까운 시들이 수록되어 한번 음미해볼 만하다.

 

상상하라, 나의 심원한 일부와 함께 침잠하라

 

"이제 당신도 시를 쓸 수 있다"라는 순 뻥에 가까운 홍보문구가 뒤표지엔 적혀 있지만, 테드 휴즈가 본문에서 실제 숙제로 내는 건 소설 쓰기다. 생각하고 표현해보라는 것이다. 생각이나 해보는 것과 글로 옮겨보는 것은 천지 차이기 때문이다. 생각도 그냥 해선 안된다. 낚시할 때 추를 뚫어지게 보면서 그것과 연결된 물 속 세상 전체를 머리 속에 생생하게 그려보듯이, 에너지를 모아서 쏟아부으면서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동물도 풍경도 바람까지 깊이 느끼고 생각해서 표현해보도록 가이드한다. 텅 빈 사고가 아닌 생명으로 가득찬 사고를 해야 하고, 흩어지려는 사유를 붙들어 움켜쥐고 깊숙이 침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게 시작법이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나는 내가 동물들의 삶을 휘저은 데 대해 나 자신을 꾸짖었다. 나는 동물을 동물들 자신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던 것이다. / 그리고 거의 그와 같은 시기에 나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 (p.23)

 

낱말이 생명적이며 시적인 것은 바로 낱말 속에 있는 이 작은 마귀 때문이며 시인이 다루지 않으면 안되는 것도 바로 이 작은 마귀인 것이다. (p.25)

 

당신이 쓰고자 하는 것을 마음 속으로 그려보라는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며 그것과 더불어 살아보라. 마치 마음으로 산수셈이라도 하듯 그것을 힘들여 생각하지는 말라. 단지 그것을 바라보고 만지고 냄새를 맡고 귀기울여 보고, 스스로 그것의 속으로 침잠하라. (p.25)

 

시는 사상이나 일시적인 환상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찰나적으로든 영구적으로든 간에 우리의 육체와 정신을 변화케 하는 경험으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다. (p.45)

 

글쓰기의 전기술은 당신의 독자의 상상력을 환기시키는 일인 것이다. (p.67)

 

어떤 것이 여러분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그것을 상상력으로 움켜쥐고는 그것의 모든 조각조각을 조사할 때까지 놓아보내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히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것은 여러분에게 남아 있어서 존속하려고 들지 않는다. (p.90)

 

삶조차도 더욱 흥미로운 것으로 되는데 왜냐하면 글쓰기가 우리 대부분에게 가르쳐 주는 한 가지는 우리가 필요한 만큼 사물들을 밀접하게 보고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필요한 만큼 그것들을 깊이 이해하고 있지도 않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p.142)

 

(어떻게 해야만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오직 진실로 여러분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해서 여러분이 재미있게 쓰면 된다는 것이다. (p.153)

 

이런 참된 관심들, 즉 여러분이 그것에 대한 진정한 개인적 감정과 진정한 경험을 갖게 되는 것들은 여러분이 쓸 수 있는 유일한 것들이다. / 그래서 글을 쓸 때 여러분은, 단순히 호기심을 느끼고 있는 것-지난 주에 들었거나 어제 읽은 것-과 여러분의 삶에 있어 심원한 일부를 이루고 있는 것 사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따라서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글쓰기에 있어서도 오로지 생명력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p.157)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30 목련아, 나와 놀자... 2017-06-09 0 2843
529 시는 메모에서 완성하기까지 고심에 련마를 걸쳐야... 2017-06-09 0 2406
528 동시인은 "스스로 어린이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2017-06-09 0 2231
527 시인은 관습적으로 길들여진 자동화된 인식을 버려야... 2017-06-09 0 2290
526 시인은 시제목을 정할 때 신경을 써야... 2017-06-09 0 2583
525 문학성과 창조성이 없는 글은 수필도 아니며 죽은 글이다... 2017-06-09 0 2113
524 인공지능시대 미래를 준비하는 선생님들의 자세는?... 2017-06-02 0 2916
523 인간 글쓰기 지위 일락천장 추락되다... 2017-06-02 0 2795
522 인공지능 번역은 어처구니없는 번역... 2017-06-02 0 2863
521 세상은 교과서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2017-06-02 0 2155
520 인공지능 왈; "이 장기를 수술해 잘라내라".../수술의사: ???... 2017-06-02 0 2407
519 시인들이여, 정신 차리라! 로봇트 세계 최초 시집 발간했다!!! 2017-06-02 0 2715
518 [작문써클선생님들께] -우리 말 공부, 난제를 풀며 공부해야... 2017-06-01 0 3072
517 시계가 걸어온 길을 알고싶다...(3) 2017-06-01 0 3653
516 시계가 걸어온 길을 알고싶다...(2) 2017-06-01 0 3813
515 시계가 걸어온 길을 알고싶다...(1) 2017-06-01 0 3854
514 삶이란 련습없이 태여나서 실습없이 사라진다... 2017-05-31 0 2636
513 미래를 념려하다가 결국 현재와 미래를 다 놓쳐버리다... 2017-05-31 0 2366
512 수필은 원칙적으로 산문으로 쓰여져야... 2017-05-31 0 2678
511 [고향문학인소식]-원로시인 최룡관 고향 문학계 소식 전하다... 2017-05-31 0 2436
510 "수필쟁이"들이여, 수필이라는걸 알고나 씁니껴?!...(2) 2017-05-31 0 3087
509 "수필쟁이"들이여, 수필이라는걸 알고나 씁니껴?!... 2017-05-31 0 2581
508 시의 본질적인 문제를 인공지능이 파악할수 없다... 2017-05-28 0 2393
507 시인이라면 초고를 쓰는 고통을 감내할줄을 알아야... 2017-05-28 0 2592
506 시도 예술도 모르는 사회는 배부른 돼지의 세계이다... 2017-05-28 0 2882
505 시인은 인공지능이 시를 쓰든 말든 신경쓰지 말고 시를 쓰라... 2017-05-28 0 2684
504 수필쓰기는 자신의 삶을 가치롭게 꽃피우는 자각행위이다... 2017-05-28 1 2626
503 시간의 그 끝머리는 상처를 치유해주는 하나의 과정과 방식... 2017-05-28 1 2871
502 소금은 죽음에서 피여나는 생명의 꽃이다... 2017-05-28 0 2673
501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우리 말(어원)의 유래?... 2017-05-24 0 2942
500 시문학을 일상의 생활속에서 이어가는 삶은 아름답다... 2017-05-24 0 2580
499 생명은 타지 않으면 썩는다 / 박문희 2017-05-24 0 2706
498 시는 신비한 언어로 시행사이에 사색적인 공간을 엮어줘야... 2017-05-24 0 2697
497 시의 제목이 작품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2017-05-23 0 3132
496 시인은 쓰고자 하는것을 마음속으로 먼저 그려보아라... 2017-05-23 0 3374
495 시를 랑송할때는 시인의 느낌과 청중의 공감을 터득해야... 2017-05-23 0 3954
494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시와 씨름한 독일 시인 - 파울 첼란 2017-05-23 0 3089
493 허두남 우화시 고찰 / 최룡관 2017-05-23 0 2643
492 동시인들은 아이들을 위하여 랑송시 창작에 몰두해야... 2017-05-22 0 2136
491 시는 이미저리의 원형과 수사학적 기법을 잘 활용해야... 2017-05-22 0 2651
‹처음  이전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