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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속에서 불어오는 답에 귀 기울여 보기를..."
2017년 01월 28일 23시 19분  조회:4134  추천:0  작성자: 죽림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

                     ㅡ "너, 혼자만 행복할래?"
 
"바람 속에서 불어오는 답에 귀 기울여 보시기를ㆍㆍㆍ."
 
이서영 칼럼니스트       2017/01/28 
 
 
 

새해가 밝았다. 늘 새날이지만 대한민국은 두 번의 새해를 시작한다. 태양을 기준으로 하는 새해와 달을 기준으로 하는 새해. 오늘은 태양 속 달의 첫날이다. 달의 첫날, 북카페에 앉아 따뜻한 겨울을 바라보는 중. 쌓인 눈은 더 켜켜이 쌓여도 결국 따스한 햇살이 눈을 녹이고 겨울 속 봄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인간은 홀로 행복할 수 있을까. 인간은 지극히 개인적인 존재지만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지구별에 도착한 지 이제 갓 6개월이 되어가는 한 생명과 어제 조우했다. 그의 해맑은 표정은 이 고달픈 세상을 기꺼이 껴안을 만큼 행복했다. 그러나 인간만이 태어나서 제대로 성장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오랜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즉 갓 태어난 인간은 타자의 도움없이는 한 시간도 생존하기 힘들다. 태어나서 양육을 받기 위해서는 부모든 이웃이든 반드시 타자를 필요로 한다. 이렇듯 주변에 존재하는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 관계를 통하여 보살핌을 받고 배우며 한 사람의 사회적 인간은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인간은 결코 혼자 행복할 수 없다. 그리고 지극히 행복한 지금의 나 또한 결코 나혼자만 그 행복을 구가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나는 결코 나 혼자 완성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행복 속에는 이루 헤아리기 힘든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과 노고와 배려와 희생이 켜켜이 쌓여 있으므로. 

 

▲ 이서영     ©브레이크뉴스
 

밥 딜런은 음유시인이다. 음유시인이란 시를 읊으며 각지로 돌아다니는 시인을 뜻하며 중세 유럽에 봉건 영주를 찾아다니며 스스로 지은 시를 낭송하던 사람으로부터 유래했다고 한다. 즉 '스스로 지은 시를 낭송하는 사람'인 밥 딜런. 그는 대중 가수이다. 그는 글을 쓴다. 그리고 그 글에 리듬을 입힌다. 그는 21세기의 음유시인이다. 그는 기타를 들고 노래한다. 자신의 노래를 스스로 짓는다. 가끔 하모니카를 불기도 한다. 그는 통키타를 연주하거나 전자기타를 연주한다. 그는 대중들이 사랑하는 노래를 불러온 가수지만 그의 음악을 듣고 같은 시대를 살아온 많은 사람들은 특정한 부류가 아니라 매우 다양한 삶의 모습을 지녔고 각자의 입지에서 그의 노래가 그들의 가슴에 새겨놓은 무늬는 오래도록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새겨져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져왔다. 그가 '대중 가요'를 부른다고 그를 판단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밥의 음악에 취해 본 경험이 없을 것이다. 판단하는 근거는 다분히 논리적이지만 밥은 논리의 영역을 넘어선다. 시와 소설을 문학의 일반 범주라고 할 때 그것이 추구하는 지점이 논리는 분명 아닐 것이다. 그의 가사는 매우 시적이다. 목소리는 강렬하고 창법은 독특하다. 그의 음악은 포크 계열이기도 하고 팝 계열이기도 하다. 록이기도 하다. 무어라 딱히 일반적 범주에 그를 집어 넣기에 그는 무언가 더한 것을 지닌 듯도 하고 모자란 것 같기도 하다.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밥 딜런이 선정되었다. 1901년 노벨상이 시작된 이래로 대중 가수가 문학상을 탄 최초의 사례이다. "위대한 미국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 냈으므로"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스웨덴 한림원의 사라 다니우스 사무총장은 수상 이유를 밝혔다. "고대 그리이스의 서사 시인이며 일리어드와 오디세이로 이름을 알린 호메로스와 사포 또한 음유시인으로 시적인 텍스트를 악기와 함께 연주하고 공연해 왔으며 밥 딜런 또한 그 계승자다. 밥은 대단히 뛰어난 영어권 시인이다." 

그의 가사는 영미문학사로 유명한 노튼 앤솔로지the Norton Anthology of Literature에도 실릴 만큼 문학성이 뛰어나다. 노튼 앤솔로지는 미국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소설가로 <트레인스포팅>이라는 소설을 쓴 어빈 웰시라는 작가는 밥의 노벨문학상 선정에 대해 매우 불쾌해했다고 한다. 그는 음악music과 문학literature이 옥스퍼드 사전에 어떻게 정의되어 있는가를 찾아보라고 제시하면서, 횡설수설하는 히피의 노스텔지어를 노벨문학상으로 선정한 것은 매우 옳지 못한 판단이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옥스포드 사전에서 음악music은 '형식의 아름다움, 조화 그리고 감정 표현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결합된 목소리나 악기의 소리'(vocal or instrumental sounds(or both) combined in such a way as to produce beauty of form, harmony and expressions of emotion)를 뜻하며 문학literature은 '글로 쓰여진 작품으로 특히 뛰어난 또는 오래도록 지속될 예술적 장점을 지닌 작품'(written works, especially those considered superior or lasting artistic merit)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밥의 작품들이 그러하지 않은가. 그저 시가 아니라 시에 리듬을 실어놓은, 대단히 높은 예술적 깊이와 사유, 그리고 대중성까지 겸비한 것이 바로 밥의 음악들이 아닌가.

 

2005년 미국연방대법원은 판결문 중에 밥의 '구르는 돌처럼like a rolling stone'이라는 가사의 일부를 인용했다고 한다. '가진 게 없으면 잃을 것도 없다'(when you got nothing, you got nothing to lose). 

 

밥의 시적인, 다양한 은유를 품은 가사들을 음미하며 몇 곡 함께 들어보자. 영어 원문이 아니라 번역해서 글 사이 사이에 올린다. 그의 노래가 품고 있는 시선은 독특하면서도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의 시선이 나를 통하여 너를 바라보고 결국 우리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의 가사는 사회성을 단단하게 구축하면서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너 혼자만 행복할래?" 


먼저 '구르는 돌처럼 Like a Rolling Stone.' 


언젠가 너는 멋지게 차려입고 

자랑스럽게 동전 한 푼을 부랑자에게 던져주었지, 그렇지 않니?

사람들은 말하곤 했어, 

"조심해요, 아가씨, 당신도 추락할 수 있으니." 

넌 그들이 너에게 농담하는 거라 생각했지. 

넌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비웃곤 했어. 

이제 넌 크게 말하지 않는구나. 

이제 넌 으스대지도 않는구나. 

다음 식사를 찾아 헤매야 하는 것에 대하여. 


기분이 어때? 

기분이 어때? 

집이 없다는 것이. 

완전히 무명인인 것 같은 느낌이. 

구르는 돌 같은 삶이. 


넌 완전히 멋진 학교를 다녔지, 미스 론리. 

하지만 학교에선 단지 재미있는 일 뿐이었지. 

어느 누구도 너에게 거리에서 사는 법을 가르쳐주지는 않았어.

이제 넌 노숙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 

넌 수수께끼 같은 부랑자와는 결코 협상이란 없다고 말했어. 

하지만 이제 너는 깨닫지. 

그가 자신의 알리바이를 팔지는 않으리라는 사실을. 

네가 그의 공허한 눈을 바라보며 

그에게 협상을 하겠느냐고 물을 때에도. 


넌 마술사나 광대들의 찡그린 모습을 보기 위해 돌아본 적 없었지.

그들 모두가 무대에서 내려와 너를 위해 묘기를 보여주었을 때도.

넌 그게 잘한 일은 아니라는 것조차 이해하지 못하지. 

넌 다른 사람들을 비난해서는 안돼. 

넌 외교관과 함께 크롬도금을 한 말을 타곤 했지. 

그는 어깨 위에 샴 고양이를 데리고 다녔어. 

그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 

그가 훔칠 수 있는 모든 것을 너에게서 가져가버린 후에 말야.


뾰족탑 위의 공주와 모든 멋진 사람들 

그들은 마시면서 생각하지, 자신들이 성공했다고. 

모든 종류의 귀한 선물들과 물건들을 교환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넌 너의 다이아몬드를 들어올려, 그것을 저당잡히는 게 더 좋을 걸.

넌 좋아하곤 했잖아, 

누더기를 걸친 나폴레옹과 그가 사용한 언어를. 

이제 그에게 가보렴, 그가 너를 부르잖아, 넌 거절할 수도 없어.

네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면, 넌 잃을 것도 없을 테니. 

넌 이제 눈에 띄지도 않아, 숨길 비밀조차 없어져버렸으니. 


기분이 어때? 

기분이 어때? 

집이 없다는 것이. 

완전히 무명인인 것 같은 느낌이. 

구르는 돌 같은 삶이.* 

 

 
이 음악은 밥이 1965년, 스물네 살의 나이에 만든 작품이다. 상류층 여자가 추락한 뒤의 심정을 표현한 것으로 영국 공연에서 돌아와 지쳐 있던 어느 날, 짧은 단편의 스토리를 단숨에 써내려갔다고 한다. 10페이지에서 20페이지의 분량으로 썼던 것을 정리해 6분 13초로 만든 곡으로 당시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노래 한 곡당 3분이 넘는 곡은 틀어주기를 주저하곤 했는데 매우 이례적으로 성공을 거둔 경우라고 한다. 시간이 흘러 2014년, 소더비에서 밥의 당시 자필 원고가 경매되었는데 200백만 달러가 넘었고 이는 존 레넌의 A Day in the Life가 120만 달러에 경매된 이후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한다. 당시 1960년대는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팩토리를 중심으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몰려 들었는데 그중 에디 세즈윅이라는 여배우가 있었다고 한다. '누더기를 걸친 나폴레옹'은 앤디를 상정하는 것이고 영락한 여배우는 에디일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고 한다. 패션화된 미국의 문화체제에 대한 반항적인 시선이 이 노래에는 담겨 있는 셈이다. 그는 팝에서 록으로의 전환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기도 한다. 그는 늘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우리는 보고 느끼고 읽고 사유한 만큼의 존재이다. 내가 보고 느끼고 읽고 사유한 지경, 그 이상을 벗어나기 힘들다. 우리는 일상이라는 공간에서 산다. 일상이라는 공간은 특별한 사물도 범속한 존재로 변신시킨다. 늘 움직이고 있는 사물을 한 장소에 고정시키는 것이다. 시간은 늘 움직인다. 시간의 움직임에 따라 조금씩 같은 장소에도 변화가 생긴다. 그러나 인식이 개입되지 않으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미 변화된 사물을 늘 붙박히고 고정된 존재로 파악하게 된다.


여기 깨뜨린 달걀이 있다. 공기 중에 노출된 상태로 접시에 담아 두었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자 달걀은 조금씩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초파리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달걀 주변을 날아다녔다. 결국 달걀은 상해서 음식물 쓰레기가 되어 버려졌다. 그러나 나는 상해서 음식물 쓰레기가 되어 버려진 달걀과 처음 깨뜨렸을 때 싱싱했던 달걀을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는다. 싱싱했던 달걀과 상한 달걀의 차이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의 산물이다. 사물은 끊임없이 조금씩 보이지 않게 바뀌고 변화하고 있다. 같은 사물도 질적으로 바뀌게 만드는 것이 바로 시간이라는 거인이다. 시간의 지속성과 더불어 변화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나는 어제와 다르지 않은 고루한 존재로 오늘을 살게 된다.

 

생각은 습관이다. 습관적, 관성적 판단에 의한 생각은 그러므로 성장과는 무관하다. 결코 더이상 자라지 못하는 인공의 조화와 같은, 생명이 박탈된 생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 그게 대부분의 우리들이다. 

 

20세기에는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가 두터웠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문화와 문화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서로에게 기대지 않으면 새로운 발견을 하기란 쉽지 않다. 경계가 무너진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를 향한 시선이 다양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문학은 깨달음이며 포용하는 공간이다. 문학이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은 넓을수록 좋다. 어차피 문학의 기능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진지한 탐구에 있다면 밥의 노랫말들이 바로 그렇다. 그의 가사는 자유와 평화, 사랑과 바로 자기 자신을 노래한다.  


밥을 음유시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가사의 내용이다. 그가 노래 부르는 대상은 감정적인 사랑에 관한, 우리가 흔히 대중가요라고 부르는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그의 목소리는 감미롭지도 않고 투박하며 심지어는 이상하게 들리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그의 음악은 매력 있다. 그는 우리나라 가수들에게 저항가수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그의 의도가 아니다. 다만 그는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데 섬세한 감성을 지닌 가수였을 뿐이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이 자신만의 느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를 들여다보면서 넓은 사유의 공간을 확보한다. 그리고 질문한다. 너는 어때?


두 번째는 그가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과 해석이다. 그는 그만의 독법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의견을 누군가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타자의 삶이나 의견에 개입하지도 않는다. 그는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그 상황에 처할 때마다 깊은 사색의 공간을 만들었다. 그는 머리로 이해하려고 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본능의 일부로 만들고자 했다. 그의 시선은 객관적이면서도 초탈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심지어 나이가 지긋한 밥이 아니라 20대의 밥 또한 그렇다. 밥은 1941년생이다. 그가 이십 대가 되었을 때 미국 사회는 요동치고 있었다. 밥은 사회운동가나 민중운동가로서 노래를 만들어 부른 것은 아니다. 즉 1960년대라는 독특한 시대 상황이 밥이 부르는 노래를 다르게 해석하게 했을 것이다. 월남전 반대운동과 흑인 민권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라기보다는 그 상황들에 대한 그의 느낌이 은유적으로 표현된 그의 가사들이 듣는 이의 마음에 미묘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그의 배우는 자세이다. 

 

밥은 자신을 누군가와 비교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끊임없이 사물과 사람들을 관찰했지만 그들에 대하여 감정적인 사소함으로 다가가지 않았다. 그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초연함과 자신이 관심을 갖는 대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노랫말의 깊이를 채워나갔다. 그는 문학 작품들을 읽고 도서관에서 사회적 상황들을 살펴보는 자료들을 찾아 읽었다. 자신의 가사 속에 무엇을 담을지 그는 오래된 신문들을 찾아 읽었다. 우디 거스리를 만나 그에게 감동 받고 그를 연구하였고 누군가 자신에게 맞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면 그를 따라잡기 위해 부지런히 연습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갔다. 그는 자신의 관심 대상들을 깊이 연구하고 느끼고 늘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숱한 시도들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연주 방법과 창법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갔다. 그는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1965년 페스티벌에서는 포크 기타가 아닌 일렉트릭 기타를 들고 나와 연주함으로써 순수 포크 뮤지션들을 경악시켰지만 담담히 자신의 스타일을 견지해나갔다. 


그의 노래 가사는 미국 고등학교와 대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그는 1990년 이래로 꾸준히 노벨문학상을 기대하게 하는 대중가수였다. 영국 잡지 <언컷uncut>이 자신들의 100호 발간을 기념하기 위해 대중문화 스타들을 대상으로 '최근 100년간 세계를 바꾼 음악, 영화, 책, TV 프로그램' 설문조사를 2005년 8월에 실시한 적이 있었다. 밥 딜런의 'Like a Rolling Stone'이 세상을 바꾼 가장 뛰어난 대중문화 작품 1위에 선정되었다. 

 

'구르는 돌처럼'의 가사는 잠깐 살펴보았듯 노숙하는 자와 영락한 상류층 여성을 대비시키고 있다.

 

재산은 46억이 넘고 한 해의 생활비가 5억이었던 한 사람이 새해의 첫 날을 구치소에서 맞이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그는 평생 구름 위를 걸으면서 살았고 자신의 영달만을 위하여 살았다. 대의보다는 자신과 자신의 주변의 행복을 위하여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다수의 사람들에게 권력을 행사해왔다. 지구별 여행자로서 우리는 많은 역할들을 감당한다. 어떤 이는 내가 가진 힘을 다수의 사람들과 가능하면 함께 나누어 갖기 위해 불철주야 뛰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자신이 가진 권력과 미모와 재능을 자신만을 위해 아낌없이 써버린다. 어떤 이는 새벽같이 일어나 쓰레기를 청소해야 하고 어떤 이는 새벽같이 일어나 골프를 치기 위해 찬공기 속을 걷는다. 내가 지금 경험하는 역할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나만의 것이라는 착각이 이 사회에서의 나의 역할을 망각하게 한다. 권력은 내가 아니다. 재능은 나의 것만은 아니다. 미모는 기왕에 주어진 것일 뿐 겸손의 대상일 수는 있어도 교만의 대상일 수는 없다. 


'바람 속에서 불어오는 Blowing ln the Wind' 이야기를 밥은 듣는다.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사람들은 그를 알아볼까. 

저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를 건너야 모래사장에서 잠들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폭탄들이 하늘을 날아다녀야 전쟁은 금지될까. 나의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속에서 불어와. 

그 대답은 바람속에서 불어와. 

바다에 씻겨가기까지 저 산은 얼마나 오랜 세월 흘러야 할까. 

얼마나 긴 세월이 흘러야 사람들은 자유롭도록 허락받을 수 있을까.

몇 번이나 고개를 돌리고 아무것도 보지 않은 것처럼 외면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나의 친구여, 바람 속에서 불어올 뿐. 

얼마나 많이 올려다보아야 진짜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야(얼마나 많은 귀를 가져야) 사람들이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얼마나 많은 죽음을 보고서야 깨달을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나의 친구야, 바람 속에서 불어오고 있어. 

그 대답은 바람 속에서 불어와... 


불어오는 바람 속에 답이 들어 있다고 밥은 속삭인다. 불어오는 저 바람 속에 들어 있는 답은 내가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그저 스쳐 지나가버릴 것이다. 사물이나 상황은 늘 우리의 질문에 답을 보여주지만 우리는 그것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귀 기울여 들어보라 밥이 말한다.


"나는 밤을 좋아했다. 만물은 밤에 자라고 나의 상상력은 밤에 더욱 나래를 편다. 사물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엉뚱한 곳에서 천국을 찾을 수 있다. 가끔 천국은 발밑에 혹은 침대에 있을 수도 있다." 


"노래에 나오는 말이 진실일 가능성이 적다해도 사람들은 노래로 이야기한다. 때로는 정말 이야기하고 싶은 진실과 상관이 없는 일들을 말할 때도 있고 모두가 진실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을 말할 때도 있다." 

(<밥 딜런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 중에서/양은모 옮김/문학세계사)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중에 <연금술사>라는 작품이 있다. 연금술이란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드는 기술을 뜻한다. 코엘료는 우리가 바로 연금술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세상을 온통 황금으로 만드는 기술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그리고 이 해법은 바로 '귀 기울이는' 데 있다. 질문이 있다면 그 질문 속에 답도 또한 들어 있다. 내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은 이유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를 잘 들여다보지 못하면 내 삶의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는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반드시 답을 찾을 수 있다. 46억을 지니고 구름 위를 걷다가 1.8평 작은 공간으로 나의 삶의 영역이 축소되었다면 이것은 바로 세상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내가 지금 올바로 살아온 것일까!?" 

 

밥이 말하고자 하는 지점은 바로 이곳에 도착하는 것이다. "바람 속에서 불어오는 답에 귀 기울여 보시기를ㆍㆍㆍ." 


*/이서영. 북카페 <책 읽어주는 여자 블루노트> 주인장. 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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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어릴 때부터 한자 공부를... 2017-01-22 0 3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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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어릴 때부터 올바른 용돈교육을... 2017-01-22 0 3685
132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5000억 뇌세포를 깨우라... 2017-01-22 0 4209
131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어릴 때부터 동시조 공부를... 2017-01-22 0 3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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