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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31 ]

31    비(외1수) - 백진숙 댓글:  조회:277  추천:0  2019-09-12
시 비(외1수)    (연길) 백진숙   밤이 켜지면  고독은 비가 되여  내 마음에 하얗게 내려와 앉는다 주르륵 주르륵 고독이 내리는 소리 내 심장 갉아 먹고 위 간 페 쓸개 그리고 령혼까지 갉아 먹는다 넘쳐나는 고독은  푸른호수가 되여 마음 안방에  침묵으로 조용히 누워있는데 그 옆에는 빈껍데기만 남은 내가 호수에 녀자를 첨벙 떨구어 버린 내가 옹송거리고 앉아 밤의 꼬리 붙잡고 흐느끼며 오돌오돌 떨고있다 반 지 둘의 령혼 하나로 꿰여 백년의 약속을 무명지에 하얗게 묶어 놓았다 때로는 네가 미워져 그 속박에서 벗어 나려고  무등 발버둥치기도 했었지 거침없이 너를 빼내서는  휙 구중천에 던져 버리기도 했고  서슴없이 남을 줘버리기도 했었지 허나 아무런 원망없이 내 마음속까지 비집고 들어와 파란둥지 틀어놓고 둥글둥글 조용히 기다려 준 너 너와 하나로 되던 날  세월의 강 저켠에서  빙그레 웃으시는 엄마를  내 령혼과 키스하는 너를  문득 보아 버렸다 출처:료녕신문 2019년 9월 2일
30    년륜(외3수) 댓글:  조회:421  추천:0  2019-09-09
시 년  륜     (길림) 전경업 그저 그런 문 두 쪽이 거기에 저렇게 서 있어도 누구도 다치지 못한다 그것은 백년 전의 문이기에 그저 그런 옷 한 벌이 낡을 대로 낡아 빠져도 벽에 저렇게 걸려 자리 잡고 누구도 다치지 못한다 그것은 2백년 전의 옷이기에. 진정 돌을 금으로 만드는  재주는 오로지  년륜만이 가지고 있다 장철수의 수묵화 잔잔한 강물 우에는 안개가  서서히 피어 오르고 일엽편주는 물결 따라 흘러 간다 사색은  구름 속의 산봉우리인양 보이는 듯 마는 듯 배 머리에는 하얀 장삼을 입은 선비 하늘을 쳐다 보며 무엇을 묻는 건지  경칩 어데서 온 놈이야 택시기사는  팍 하고 차창에 앉은 모기를 때려 잡고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지금까지 저녁이면  영하 몇 도나 되는 데 온 겨울을 어떻게 났을가 적어도 한 가족이  있어야 할텐데 외할머니의 가르침 억지로 좋은 일을 하려지 말아 그리고 자기가  아무리 좋은 일을 했다고 해도 떠들지 말고 자랑은 하지 말아 그것 보다는 남의 흉 적게 보고 남의 좋은 점 많이 배우면 복이 저절로 들어와 출처:료녕신문 2019년 9월 2일 발표
29    동래사에 아침을 묻는다(외4수) 댓글:  조회:217  추천:0  2019-09-06
시 동래사에 아침을 묻는다(외4수)                (상해) 김화 내고향 상덕산?德山 등허리는 지난밤 장맛비에 억수로 젖었다 추녀끝 풍경에게 아침을 물으니 쟁그랑 쟁그랑 쟁그랑 산중턱에 허리쉼 하는 바위는 꼬르륵 꼬르륵 꼬르륵 붉은 줄기에 검은 마디 삼태송 먼저 뻗은 가지는 청록을 접었고 청산은 하늘에 닿았다 얼후쟁이 세눈박이 신호등이 껌뻑이는 정오의 사거리에 무심타 글렁이는 얼후쟁이二胡 빛바랜 국방셔츠에 절어붙은 땀방울 갈라 터진 손가락 끝에서 말갈기가 흐느낀다 길손이 던진 동전한잎이 깡통 바닥을 핥으며 쟁그랑 - 쟁 어설프게 박자를 맞춘다 비프스테이크 허리통을 길게 늘인 크리스탈 글라스에  장미빛 와인이 반쯤 찰랑인다 그리스 에피루스산맥 어느여름날의 햇살 한줌 산비탈길 자갈투성이 바람 한올 적포도밭을 뛰놀던 메뚜기의 윙크   커다란 접시에 담겨 찔끔찔끔 눈물을 쥐어짜는 비프스테이크 해어화 解語花   꽃으로 시작?作 하나 내라하는데  나 또한, 꽃에는 나약하니라 가슴에 스미는 꽃송이는 옷깃을 스쳐도 향기는 멀고  장미는 가시가 잇다 할 진대  가시에 찔린 눈물은 뵌적없네    가증한 상투끈 떨쳐버리려고  면벽고행 석삼년 허리통 짤려 속 파인 오동나무 흐느끼고 애꿎은 문턱만 닳아가고     4잠 5령 6십시  해어화 치마자락에  피 토한 누에나방 줄줄이 봄볕에 스러지는 아지랑이 한올 칭칭  메마르는 육신에 포개어  언덕길에 흐드러진다 내 뼈다귀들   배턴대회에서 속없이 설치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근육의 보호를 잃은 허리는 조금만 힘을 주어도 평소 꼬옥 부둥켜 안고 사이좋게 지내던 허리뼈와 엉치뼈 사이가 금시 부러질듯 아프다 삶의 현장에서 비로소 살점의 중요성을 살점 없는 뼈의 고독을 새삼스레 배웠다   과히 글쟁이라 자처해온 손가락끝에서 우산을 연주하는 굵은 빗줄기처럼 수없이 튕겨난 살점 없는 나의 뼈다귀들 출처:료녕신문 2019년 9월 2일 발표
28    반세기의 메아리 - 김룡호 댓글:  조회:329  추천:0  2019-09-05
시 반세기의 메아리 -소학교 입학 50주년 기념회에서        (심양) 김룡호   투도2소(頭道二小) 1학년 4반 교실에선  오늘도 글소리 랑랑한데 옥금아 봉녀야 부름소리는 50년 전 메아리인가 가갸거겨를 배우기 전에  ‘모주석 만세’를 정확하게 써낸 우리 황계광 구소운이 되고 싶어 전쟁이 일어나길 바랐고 뢰봉이 되겠다며 비 오는 날이면 혼자 가는 할머니를 기다렸다 낮에는 학생 선생님 애먹이고 밤에는 개구쟁이 어머님 속썩이고 신흥에서 부르면  진란에서 화답하고 진란에서 부르면 신흥에서 달려가던 친구들아 친구들아 청주도 철수도 잘 있다고 들었는데 부농(富?)네 딸 순희도 허리 펴고 살겠지  이젠 울보가 아니겠지 명국이는 미국 가고  련이는 일본 가고 한국 간 친구들은 동창회도 한다지 반장님 일웅이는 의사가 되였다네 문오위원 화자는 할매가 되였다네 아무렴,  나도 손자 손녀 거느린 할배가 되였거늘… 세월의 파도에 밀려  잊혀진 이름도 많은데 기억속에 남았던 얼굴들은 어디로 갓노? 어느새 지천명이 훌쩍 넘었구나 머리가 희였구나  하지만 어떠랴 추억의 교정에 다시 서는 순간  해맑은 소학생이 되는구나 여덟살의 잔디같은 마음들이  새파랗게 살아나는구나 이제 그  야들야들한 마음들이 축구장에 달려가자 배구장에 달려가자 50년 전 체육시간처럼 빙~둘러서서 어려웠던 세월은  축구로 차버리고 행복했던 사연들은 배구로 둥글어보자  출처:료녕신문 2019년 9월 2일
27    비빔밥단상 댓글:  조회:214  추천:0  2019-09-03
수필 비빔밥단상     (청도) 리홍숙   갓 지어낸 김이 문문 나는 흰 쌀밥에 고추장,참기름 등 기본적인 재료만 제공되면 그 위에 무엇을 얹든지 비빔밥이라고 불러줄 수 있다. 푸르싱싱한 시금치, 노오란 콩나물, 씹히는 맛이 일품인 도라지를 넣으면 전형적인 한국식 비빔밥이라지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 어떤 식재료를 넣어도 사각거리고 매콤 고소한 우리 입맛에 꼭 맞는 비빔밥이 탄생이 된다.   어렸을 적 편식이 심하고 입이 짧은 나를 걱정하여 셋째 고모는 늘 내게 매콤한 비빔밥을 만들어주었다. 여름이 되면 채마밭에 욱적거리며 키돋움하는 야채들을 쑥쑥 뽑아다가 손을 대면 쨍하고 뼈속까지 시린 수도물에 깨끗이 씻어서 손으로 뿍뿍 뜯어 양푼에 담고 할머니가 직접 담근 고추장을 장독에서 퍼내여 참기름 두르고 얼큰하게 비비면 셋이 먹다 한놈이 죽어도 모를만큼 내 혼을 쏙 빼여놓는 맛있는 비빔밥이 탄생이 되여 평소에 얄밉게도 밥을 깨작거리며 먹던 나도 입술이 부러트는 줄도 모르고 퍼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비빔밥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음식이다. 그만큼 식재료의 신선함과 고추장의 매콤함, 그리고 참기름의 고소함이 잘 어우러져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때문일 것이다.    바쁜 일상가운데 급하게 떼우는 점심식사라 점심시간에 음식이 속히 나오는 패스트푸드점에 들려 야채비빔밥 한 그릇 시켜 먹다가 뇌리를 스치는 생각에 잠시 글로 메모를 해두었던 내용이 문득 떠올랐다.   한 회사나 집체를 놓고 본다면 단체는 한 그릇의 비빔밥이요, 회사나 단체의 구성원들은 비빔밥안의 식재료나 간을 맞추는 양념이라고 볼 수가 있겠다. 오이는 오이대로의 사각거리는 맛을, 고사리는 고사리대로 산나물로서의 깊은 맛을, 콩나물은 그만의 아삭거림으로, 잣은 잣대로 고소한 맛, 그 위에 얹어진 반쯤 익힌 계란노른자위의 달콤함과 고추장의 매콤한 맛 등 각자 갖고 있는 맛을 제대로 발휘를 해야 하는 법이고 리더는 야채와 양념을 맞춤한 비률로 맞춤한 비률로 조화롭게 잘 비비고 어우러지게 해야 만이 맛있는 비빔밥이 탄생이 되는 것처럼 단체에서의 리더의 위치는 그야말로 지혜와 통찰력, 리더쉽을 겸비한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어떤 식재료가 맛있다고 하여 비률을 무시하고 더 얹어놓거나 또 맛이 없다고 하여 적게 두거나 빼버리고 심지어는 그들을 잘 어우러지게 버무리지 못한다면 절대 맛있는 음식이 되지 못하는 것처럼 단체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홀로 그 모든 짐을 다 지고 가려고 의도하거나 각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바라볼 수가 없는 것이다.    리더 홀로 그 여러가지 식재료의 맛을 내고자 하는 건 지나친 욕심이자 무리가 되는 일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위치에 앉은 리더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은 각 식재료로 하여금 자기 본연의 맛을 최선을 다해 내게 하는 것이고 각 구성원들이 잘 련합할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진정 감당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오래전, 모든 일들을 홀로 지고 가려는 스타일의 리더와 함께 일을 한 적이 있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편하게 해준다는 좋은 의도에서 출발은 했지만 그는 열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모든 일들을 홀로 하고 있었고 함께 일하는 파트너의 립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어느 분야나 물론하고 사사건건 피곤하게 터치를 했다.   홀로 밤낮없이 바쁘게 일을 했지만 그의 옆에서 함께 일을 하던 직원들은 별로 중용을 받지 못하고 늘 눈치가 보이고 마음이 편하지 않은 연유로 결국 하나 둘씩 떠나가고 혼자 남아서 그 모든 걸 감당해야 했다. 많은 사람이 해야 될 일을 홀로 떠맡고 있었기에 년말에 사장에게서 칭찬은 혼자 다 받았으나 파트너에게 있어서 그는 회사를 건립하고 난 뒤 력사이래 제일 손발을 맞추기 힘들고 자신밖에 모르는 한심한 상사로 락인이 찍혔다. 본인 역시도 지쳐서 쓰러질 정도였지만 아무도 그 공로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또한 이와 반대로 자신이 리더가 아니라고 해서 그만큼 중용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원망을 하고 중용받는 그 누군가를 미워하는 미련한 례도 있었다. 자신이 하등 보잘것없는 식재료, 즉 처한 위치가 하찮다고 생각하여 스팩과 실력을 쌓는 노력을 기울이는 대신 자신보다 능력이 있고 우월한 위치에 선 사람을 견제하고 질투하고 시기하는데 시간을 허비한다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일까. 다른 사람이 부러운 시간이 존재하게 되는 리유는 자신의 능력을 부단히 업그레이드 하라는 신의 계시이다.   만약 우리가 리더가 아닌 구성원이라 할지라도 기죽을 필요도, 다른 사람을 부러워 할 필요도 없다. 참기름이면 참기름대로의 고소함을 내면 그뿐이고 시금치면 시금치대로의 상큼함을, 고추장이면 고추장대로의 매콤함을 꾸준히 아낌없이 내다보면 어느 순간, 그 단체에서 다른 사람은 전혀 대체할 수 없는 귀한 자리에 서게 될 것은 당연한 리치이기 때문이다.    허나 늘 아쉬운게 있다면 많은 제한성을 지니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의 그릇안의 떡이 더 커보이고 다른 사람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자꾸 다른 사람의 그릇을 넘본다는 사실이다. 콩나물이 제 아무리 잘났다고 하더라도 참기름의 고소함을 낼 수 없고 오이가 아무리 아삭거린다고 해도 고사리의 깊은 맛은 낼 수가 없는 법이다.    자신이 서있는 위치는 망각하고 할 수 있는 일은 멀거니 손을 놓은 채 남의 것을 줄창 노린다면 이 또한 미련한 짓임이 틀림이 없다. 누군가 자신의 위치를 노릴가봐 불안에 떨고 다른 사람보다 못하다는 자비감에 비슷한 라이벌을 견제하고 질투를 하는 행위들도 간장종지만한 그릇만이 할 수 있는 옹졸한 짓이다. 가끔씩 그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비빔밥, 어우러져 더 맛있다.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어 더 아름다운건지도 모른다. 비벼주는 사람의 지혜가 있어 멋진 음식이라 불러 주겠다.    다함께 비빔밥이라는 이 맛있는 음식에서 지혜를 배우고 살아가는 과정에 접목을 시킨다면 우리의 인생은 한 그릇의 매콤 고소하고 사각거리는 비빔밥처럼 더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출처:료녕신문 2019년9월2일 발표
26    넝쿨장미(외2수) 댓글:  조회:170  추천:0  2019-08-28
시 넝쿨장미    (연길) 최수옥 해빛 몇 오리 명주실로 드리운다 어깨에는 바람이 스쳐지나고 넝쿨따라 세우는 가시들은 사춘기가 한창이다 담장우로 손가락 내밀며 실피줄은 파랗게 돋아나 길손들 생각을 묶어둔다 얼굴 한번 내밀고 히뭇이 웃는 빨간 얼굴 곁에 서있으면 애교와 눈물을 동시에 주는 넝쿨장미 스스로를 이기는 도고함과 가파르게 오르는 위태로움 밤새 토해낸 걱정이 부질없다 코끝에서는 맛이 머물고 멈추다가 사춘기를 짊어지고 간다 고독 외로움이 꽃잎으로 한잎씩 고개 내밀면 조그만 섬에 갇힌 몸이 된다 려명의 창문에 얼굴 맞대고 긴 그림자의 숨결 새겨듣는다 또 잎 하나 혀 쏘옥 내밀면 조그맣게 신음소리를 내고 만다 이제 그만 놓아주어야겠다 하루를 헹구며 반쯤 벌어진 입술 사이로 하얀 이가 그립다 다시 피여나는 질긴 꽃잎 독백   개울가 살얼음 당신은 거기 머물고 계시나요 진달래꽃 물에 풀어보며 연분홍은 당신의 목소리인지요 새순 건드리며 시름없는 바람도 혹시 당신 어깨를 스치진 않을가요 나무의 나이테에서 더듬어보는 우리들의 흔적 계곡에는 아직도 우리가 두고온 웃음소리들 민들레와 물방울과 조약돌에도 온통 당신 이름뿐 진달래 곁에서 나 또한 꽃물에 젖을 때면 당신은 저를 생각하고 계시겠지요 꽃잎과 꽃잎이 개울 실려 흐르다가 만난다면 어느 산속 절간의 풍경소리도 우리 목소리를 실어줄 수 있을가요 이승 아니면 저승에서라도 출처: 료녕신문 2019년8월2일 발표
25    애라의 택시 댓글:  조회:268  추천:0  2019-08-26
단편소설 애라의 택시        -박일-   불빛이 황홀한 도시의 밤이다. 애라는 이모네 집에서 저녁을 먹은 후 학교로 돌아가려고 아빠트를 나섰다. 그런데 깜빡 스마트폰을 이모집에 두고 나왔다.  푸른 하늘, 맑은 호수… 애라는 그런 줄도 모르고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큰 길로 나왔다. 손을 흔드니 택시 한대가 옆에 와 멈춰섰다. 애라는 차문을 열고 운전기사 옆좌석에 올랐다.  “?... …” 택시기사가 애라를 쳐다본다. 어디로 가느냐 묻는 뜻이였다. “천당!” “예?… ” 뒤좌석에서 자지러진 웃음소리가 났다. 열일여덟살 되여보이는 녀자애였다. 애라도 방실 웃었다. 방금 그는 몽골가수 텅거얼의 “천당”을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언니! 천당을 어떻게 가요?” “마음따라! 바람따라!” “그런데 어쩌죠? 저의 아빤 아직 천당으로 가는 마음준비가 되여있지 않거든요.” 보아하니 뒤좌석에 앉아 야무지게 재잘거리고 있는 녀자애는 유난히도 머리숫이 많아 보이는 택시기사의 딸인 것 같았다.  “그럼 먼저 천당으로 가는 문으로 가요!” “호호호 그 문은 또 어디예요?”  “항천대학 정문!”  “오- 이제보니 언닌 대학생이네요.”  애라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던 애라가 갑자기 두눈이 커졌다. “박두산”이란 기사 이름이 박힌 명함장이 차문에 꽂혀있었던 것이다.  “박씨…같은 조선족이네요.” 애라의 입에서 조선말이 나왔다. 그러자 뒤에 앉은 녀자애도 “예, 맞아요”하고 반겼다. 그러면서 자기 이름은 박향미라고 자아소개를 했다. 그런데 애라가 볼라니 여지껏 향미라는 딸애만 재잘거리고 있을뿐 머리가 더부룩한 아저씨는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향미야,  혹시 너의 아빠는 벙어리가 아니야?” 애라가 아저씨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랬더니 아저씨는 애라쪽으로 얼굴을 돌리며 빙그레 웃었다. 그러는 사이 택시는 항천대학교 정문에 이르렀다. 그런데 큐알코드에 택시값을 찍으려고 보니 폰이 없었다. 그제야 폰을 이모네 집에 두고 나온걸 알았다. “여기서 잠간만 기다리세요. 제가 얼른 숙소에 올라가 돈을 가져 올게요.” “뭐, 됐습니다!” 아저씨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야무진 향미도 돈은 그만두라며 인심을 썼다.  “그럼 전화번호를 줘요. 제가 한번 식사를 대접하죠.”  그 말에 향미는 책가방에서 종이와 필을 꺼내더니 자기 휴대폰번호를 적어주었다.   며칠이 지난 휴일날이다. 늘 그랬듯이 이마에 붉은 띠를 동여 맨 애라는 발밑에 동그란 바퀴들이 조롱조롱 달린 로라를 신고 신나게 대학가를 누비고 있었다. 이때 옆을 지나가던 택시기사가 차문으로 얼굴을 내밀며 애라한테 길을 물었다. 문뜩, 그날 밤 택시를 공짜로 탔던 생각이 났다. 그래서 시간잡아 같이 식사를 하자고 향미한테 전화를 걸었다.   “언니, 전 넘 바빠요. 오래잖아 기중시험 있거든요.”  “그럼 아빠는?”  “아빠는 더 안돼요. 매일 오전 아홉시에 차를 몰고 나가면 저녁 열두시 넘어서야 집에 와요.”  “택시영업은 매일 두 사람이 륜번으로 하는거 아니니?!”  “저의 아빤 하루종일 혼자서 일하세요.”  “그럼 엄마는 무슨 일 하지?”  “엄마는 한국에…”  향미는 아빠와 엄마는 리혼을 했는데 자기는 아빠와 같이 산다고 했다. 원체 성격이 활달한 아이여서 동네 이야기를 하듯 그런 말도 힘들지 않게 꺼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한국에 있는 엄마는 돈을 보내려고 하는데 아빠는 엄마 돈은1전도 받지 않고 전부 당신 혼자 벌어서 세사람을 먹여살린다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세사 람이냐고 물으니 할머니도 계셨는데 지난해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 말에 너의 아빤 참 힘들게 일하시는구나 라고 했더니 향미는 세상에 자기 아빠 같은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렇게 팽이처럼 바삐 일하면서도 매일 아침이면 밥을 짓고 학교가는 향미의 머리를 빗어주고 또 할머니가 살아계실땐 변비가 심한 할머니의 대변을 매일 손가 락으로 파주셨다고 했다.  애라는 그렇게 딸 향미를 통해 두산아저씨를 알게 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에도 향미한테서 전화가 왔다.   “언니, 한가지 속이 탄 일이 생겨서 언니 도움을 받으려고 해요.”  “무슨 일인데 말해보렴.”  “우리 아빠가 어떤 사람한테 돈 만원 꿔줬는데 기한이 지났어도 돌려주지 않는대요. 그런데 문제는 그 사람이 쓴 차용증을 어디다 두었는지 방안을 히뜩 번져도 찾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요즘은 아빠도 저도 밥맛을 다 잃었어요…”  “애두 참, 별것도 아닌 일 가지고 그러니… 혹시 아빤 돈 꿔간 그 사람하고 메일 같은 거 주고 받니?”  “예, 아빠가 위챗으로 돈을 돌려달라고 글을 써 보내는걸 저도 봤어요.”  “좋아, 그럼 시간나면 이 언니 아빠를 한번 보자고 한다고 알려줘!”  딸애한테서 그 소식을 전해듣자 마음이 불 같은 두산아저씨는 택시영업을 하다말고 곧바로 항천대학으로 찾아왔다.   “아저씨, 꿔준 돈은 만원이라고 했죠?”  애라가 물었다.  “예!”  “그럼 그 사람한테 내가 꿔준 돈 1만 2천원을 왜 아직도 값지 않냐고 메시지를 띄워요.”  두산아저씨는 애라가 시키는 대로 위챗에 글을 써서 상대방에 보냈다.   “조금 있으면 그 사람한테서 회답이 올 거래요.”  애라가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들고 있던 폰에서 때랭- 소리가 났다. 벌써 메시지가 들어왔던것이다.  -이 사람 산 눈 빼먹자고 드네, 내가 당신한테서 돈 만원을 꿨지 어디 1만 2천원인가?  “됐네요. 이 글이 바로 그 사람이 아저씨 돈 꿨다는 증거잖아요.”  “야-! 정말 그렇네, 고맙습니다!”  두산아저씨의 얼굴은 단통 밝아졌다.   그날 저녁, 아저씨는 일찌감치 일을 마치고 애라를 음식점으로 청했다.  애라는 며칠 전에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저녁 계산은 자기가 한다고 나섰다. 그랬더니 아저씨가 펄쩍 뛰였다.  “그런 말 어디 있습니까. 학생 때문에 난 돈 만원을 건졌는데요.”  아저씨는 애라가 더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손사래를 쳤다. 애라는 한국에 있는 엄마가 돈을 보내겠다는것도 한사코 받지 않는다고 하던 향미의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계산에 대한 말은 더 꺼내지 않았다.   “학생, 술을 마셔요?”  “예, 맥주 두병쯤…아저씨는요?”  “난 술이고 담배고 끊은 지 오랩니다.”  “아저씨, 이제부터 제가 오빠라고 불러도 되지요?”  “허허 그러던지…”  “그럼 오빠도 말을 내려요. 저한테 존대말을 쓰니 듣기가 어색해요. 그런데 오빠! 오빠는 왜 그렇게 고달프게 살아요?”  애라는 맥주를 찬물마시듯 꿀꺽꿀꺽 마셨다.  “허, 우리 같은 사람이야 다른 재간이 없으니까 이렇게 살 수 밖에…”  “아니, 오빤 스스로 목을 조이며 고달픈 삶을 자초하고 있어요. 향미한테서 듣자니 한국에 있는 향미엄마가 돈을 보내려는 걸 오빠가 싫다고 딱 자른다면서요? 왜 그러세요. 향미를 키우는데 엄마몫도 있으니 돈을 보내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요? 그리고…”  애라는 이번엔 맥주 한컵을 단모금에 들이켰다.  “한국에 있는 향미어머니는 향미가 얼마나 보고 싶겠어요. 그리고 향미는 또 엄마의 품이 얼마나 그립겠어요. 그런데 오빠는 모녀간에 전화통화도 못하게 한다면서요. 그러면 안되죠…오빠. 제 말 틀리는가요?”  “아니, 틀리지 않아… 그리고 여지껏 이런 말을 따끔히 해주는 사람은 애라밖에 없었어.”  “호호… 전 오빠 동생이니까요.”  그날 애라는 맥주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술상에서 한번 해본 말인데 두산오빠가 그 말을 깊이 새겨들을 줄은 못했다   향미가 입에 꿀을 바르고 전하를 했다. 언니는 아빠한테 어떻게 말했길래 아빠는 한국에 있는 엄마한테 전화를 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란다는것이다. 그러면서 언니는 아주 경우 밝고 똑똑한 대학생이라고 하더라는 말까지 그대로 전해주었다.   애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아이처럼 두산오빠는 참 반듯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그저 가정에 대한 욕심과 책임감이 많은 사람인줄만 알았는데 사귀여보니 거짓이 없고 아주 선량한 사람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애라는 두산오빠와 자주 만났다. 두산오빠도 애라가 부르면 싫다소리가 없이 차를 몰고 약속한 지점에 와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덧 애라의 가슴에는 박두산이란 한 남자가 서서히 자리를 틀게 되였다.   어느날 저녁, 둘은 또 조용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게 되였다.   “오빠, 솔찍하게 말해봐요, 오빠 눈에 이 녀동생이 정말 예쁘죠?!”  “허허 예쁘다기 보다는 귀여운편이지!”  “그럼 오빤 귀여운 이 동생을 녀자로 생각해본적 있으세요?”  “녀자로?...그게 무슨 소린데?...”  “호호 저는 오빠를 점점 저의 남자로 생각하게 되는데요.”  “뭐라구?...”  두산오빠는 놀라서 단통 얼음강판에 자빠진 황소눈이 되였다.   “너 미쳤구나. 싫어! 난 그건 싫어!”  “왜 싫은데요?”  “나는 개미처럼 밑바닥 인생을 사는 초라한 인간이야, 너는 달나라 별나라 하며 우주를 연구하는 당당한 대학생이구, 그 보다도 난 너보다 스므살이나 더 많아, 알어?” “나이는 수자에 불과하거든요.”  “그래도 이건 아니야, 내 딸이 너보다 고작 다섯살 아래야… 그러니 너를 녀자로 생각하면 난 부담스러워 못살아!”  “호호 그런데 어쩌죠. 전 오빠가 좋은데요…”  “너 점점 허파에 바람 찬 소리만 하는구나, 그래 내가 어디가 그렇게 좋냐?”   “오빠 이름에 ‘산’자 있잖아요. 오빠는 큰 산처럼 듬직하고 든든해요. 그리고 나이 있고 풍파를 겪은 오빠이니 젊은 사내들과 달리 성숙된 남자구요. 그러니 저는요. 오빠한테 안해도 되고, 동생도 되고, 딸도 되여 마음껏 어리광을 부리며 행복하게 살수있을것 같아요. 오빠! 세상에 이런 남자가 또 어디 있죠?”  그날 저녁 애라는 맥주를 마시다 말고 소주를 달라고 해서 독한 소주를 한병이나 굽을 냈다.  이튿날 아침, 애라가 눈을 뜨고 보니 향미가 생글생글 웃으며 곁에 앉아있었다. 두산오빠는 술에 취한 애라를 자기집으로 업어다 향미와 한방에 재웠던것이다.  “우리 아빤 간밤에 한잠도 못 잤어요.” 향미의 말이였다.  “더운물로 언니 발을 씻어주고 꿀물을 타 언니를 먹이고 그리고 한시간에 한번씩 방에 들어와서 언니의 이마를 짚어보군 했어요. 호호호”  “내가 크게 망신을 한거니?”  “아니, 그래서 웃는게 아니라… 아빤 언니를 좋아하는것 같아요.”  “호호호 아니야, 그 반대야, 실은 내가 너의 아빠를 좋아해!”  “어머- 세상에? 그러다가 언니 정말 저의 새 엄마가 되면 전 언니를 뭐라고 불러야 해요?”  “음- ‘언니엄마’ 어때?”  “그럼 언닌 아빠를 어떻게 부를래요?”  “음- ‘여보오빠’ 멋있다 그지?!”  애라와 향미는 침대에서 딩굴며 폭소를 터뜨렸다…   그때부터 애라는 밤이면 자주 두산오빠가 영업하는 택시에 앉아 불밝은 거리를 누볐다. 말수적은 오빠는 핸들을 잡고 열심히 차를 몰았고 그 옆에 앉은 애라는 귀에다 플래시를 걸고 음악을 듣지 않으면 영어공부를 하군 했다. 그러다가 손님이 택시에 오르면 “어서 오세요!”하고 인사를 했고 차에서 내릴때면 애라가 택시값을 받으며 주인행세를 했다.   어느날 해질무렵, 두산오빠가 손님을 태운 택시를 몰고 항천대학으로 달려왔다. 정문에서 기다라고 있던 애라가 차에 올랐다. 그 손님은 송화강변에 있는 쓰딸 린공원에서 내렸다.   “오빠 우리도 잠깐 여기에 내려요.”  애라는 두산오빠의 팔을 끌며 택시에서 내렸다. 날은 저물고 있었지만 수림이 우거진 공원은 아롱다롱한 불빛으로 한결 아름다웠다. 애라는 두산오빠의 팔장을 끼고 수양버들이 늘어진 강변길을 천천히 걸었다.  “오빠, 오늘은 저와 오빠가 만난지 딱 2백일 되는 날이래요.”  “어, 벌써 그렇게 됐어, 그럼 어디 가서 좋은걸 먹자!”  “먹는건 천천히 하고 오빠 저한테 정식으로 프로포즈 해요.”  “여기서?... 프로포즈는 사랑하는 녀자 손에 가락지 끼워주는거 아니야? 난 그런 준비 안했어…”   “호호 제가 준비했거든요.”  애라는 핸드빽에서 빨간 반지함을 꺼내 두산오빠의 손에 넘겨준다. 함지를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가 샛노란 금반지가 들어있었다.   “이럼 넌 엎드려서 절받는거 아니냐?”  “엎드리든 앉아서든 절만 받으면 되죠 뭐.”  두산오빠는 머리많은 더수기를 긁으며 애라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었다.   “난 한국에 계시는 너의 부모님이 근심스럽구나. 이제 우리의 일을 알면 그분들은 혀를 물고 그 자리에 쓰러질것 같아.”  “오빤 무슨 쓸데없는 걱정 그리도 많아요. 그런 걱정 붙들어 매요.”  “어디 걱정 안하게 됐냐?”  “오빠 이제 한국엘 한번 다녀오면 일이 술술 풀릴거래요.”  “한국에 가서 너의 부모님 앞에 무릎꿇고 빌어라고? 그런다고 되겠냐?”  “아니 그 반대로 해야죠, 난 딱 싫은데 이집 딸년이 죽자살자 따르는걸 어쩝니까. 두분께서 좀 그 애가 저한테서 떨어지도록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말해야지요. 호호호 무슨 일이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쉽게 삽시다. 여보오빠!”  “넌 정말 젊어서 그런지 생각하는게 많이 다르구나.”  “그죠? 오빠도 이렇게 총명하고 귀여운 대학생처녀가 곁에 붙어다니니 기분좋 지요?!”  “그래, 먹지 않고 살아도 배가 부를것 같다.”…   어느덧 졸업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애라는 한가하게 두산오빠의 택시에 앉아다닐 겨를이 없었다. 졸업론문도 써야하고 마음에 드는 직업도 찾아야 했다. 그런데 항천대학 “우주공학”전업이라고 하면 이름이 뜨르르 한것 같은데 생각밖으로 오라는 회사들이 별로 없었다. 어느 날, 애라는 중학생인 향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향미야, 이 언니 졸업하고 중학교교원을 하면 어떻겠니?”  애라가 이렇게 물으면 향미는 “언니, 교원이 좋겠어요!” 아니면 “그보다 더 좋은 직업 없을가요?”라고 말하려니 했다. 그런데 향미는 “그건 언니 마음대로 하세요”하고 김빠진 소리를 했다.   “너 왜 그래? 어디 아프니?”  “아니요. 속 타는 일 또 생겼어요.”  “이 언니 뭐라하던, 쓸데없는 걱정은 붙들어 매라고 하지 않던. 그래 이번엔 또 누구냐?”  “이번엔 애라언니 때문에 속이 타요.”  “뭐? 나…때문에…너 진담이냐? 우리 당장 만나서 얘기하자.”  “아니요, 전 언니 얼굴을 보면 속에 말을 터놓지 못 할것 같아요. 제가 메일을 할게요.”  이윽고 애라의 폰에 메일이 들어왔다.  -한국에 계시는 엄마가 저랑 아빠랑 같이 살자고 매일 전화가 와요.   맑은 하늘에 비구름이 몰려오는 느낌이다.  -그래??...그럼 아빠는 무슨 태도지?  갑자기 심장이 쿵쿵 방아를 찧고 있었지만 애라는 극력 태연한 척 하려고 애를 썼다.   -아빠는 안된다고 딱 잡아떼죠. 그런데 아빠도 고민이 많은것 같아요. 며칠전부턴 안피우던 담배도 피워요. 어제 저녁엔 저한테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기도 했어요.  -그럼 향미 너의 생각은? 향미는 한참이나 뜸을 들이고 있었다.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전 한국에 있는 엄마하고 살고싶어요. 저를 낳아준 친 엄마 니깐요. 그런데 애라언니도 싫지 않아요. 언니와 저는 친 자매처럼 살면 안될가요?  애라는 손이 떨려 더는 글을 쓸수가 없었다. 별안간 누구한테 뒤통수를 한대 얻어 맞은것 같았다.   … … 불밝은 저녁이다. 애라는 려행용가방을 들고 남방의 도시 광주로 가는 렬차에 올랐다. 아침에 두산오빠의 폰에 “오빠, 향미랑 향미어머니랑 같이 행복하게 사세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띄우고는 폰을 아예 바꿔버린 그녀였다.  좌석을 찾아앉은 애라는 손거울을 꺼내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낮에 많이 울어서 눈등이 뻘겋게 부은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만 울었으면 된거야, 이젠 더 울지마!”  애라는 거울을 들여다 보며 스스로 자기 얼굴에 눈을 부라렸다.  렬차는 서서히 북방의 얼음도시를 떠나고 있었다. 애라에겐 정이 많이 들었던 도시였다. 거리마다 크고 작은 차량들이 미끄럼질 치는 모습이 눈에 띄였다. 그 속에는 택시들도 있었다. 두산오빠의 차 모양과 꼭 같은 택시는 애라의 눈을 자극하다 어느 사이 사라져 갔다…  출처:료녕신문 2019년8월16일 발표
24    댓글:  조회:341  추천:0  2019-08-14
수필 술     (탕원)주해봉 주르륵! 주르륵! 여름을 재촉하며 이른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한낮이 되였지만 그 양상 그대로 시름없이 내린다.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구운 오징어를 찢으며 술 한 잔을 기울인다. 빗방울의 음향이 가슴 속에 무언지 모를 서정으로 전해온다. 술 한잔에 온 몸이 금시 뜨거워난다. 삼라만상이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꽃 사이에 한동이 술을 놓고                         홀로 잔 기울이는데 대작할 벗이 없구나                         잔을 높이 들어 밝은 달맞이하니                         달과 나의 그림자가 합하여 셋이 되였다.                         달은 원래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만 나를 따라 마신다.                         잠간이나마 달과 그림자를 벗 삼아                         이 즐거움 봄까지 미치리라                         내가 노래하면 달빛도 춤을 추고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도 덩실덩실                         깨여서는 함께 어울려 기쁨을 나누지만                          취해서는 제각기 흩어진다.                           언제까지나 세속을 떠나 사귐을 맺자고                         서로 기약하자 먼 은하수 다시 만나길   알콜이 흘러들며 명치 끝이 찌르르 해나는 순간 “주선” (酒仙)이라 일컫는 리태백의 대표적인 시 “월하독작”(月下?酌)이 갑자기 떠오름은 웬일일가? 달빛 아래서 혼자 취해 노니는 리태백의 영혼 속엔 자연과 인간, 나와 내면적인 자아 사이의 행복한 합일이 깃들어져 있다. 술이 아니고선 그 무엇으로 이 변화무쌍하고 복잡다단한 기계적인 세상에서 이처럼 충일하고 아름답게 대상과 주체를 결합시킬 수 있을가! 기실 난 리태백이라는 어마어마한 위인과 도무지 비길 수  없는 존재이지만 리태백 못지 않게 술을 좋아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서 언젠가 어느 선배님으로부터 이름자 “주해봉”(朱海峰)을 술 주(酒), 즉 (酒海峰)으로 바꾸는 것이 낫겠다는 농담 섞인 말을 들은 적도 있다.   난 때때로 행복해진다. 리태백 시처럼 기분좋게 술과 몸을 섞고 보면 나와 나 사이에 간격은 없어지기 때문이다. 너무도 복잡하고 다양한 것에 의해 둘러싸여있고 그 울타리 속에서 전전긍긍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은 자의 반 타의 반 질주의 관성을 갖기 마련이다. 앞만 보고 죽자 살자 허둥지둥 달리는 특정된 사회에서 일정한 속도 이상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경쟁사회에서 락오자로 될가봐 두렵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환경의 지배를 받게 마련이다. 그래서일가 욕망이 앞에서 끌고 경쟁이 뒤에서 채찍질 하니 달려가지 않고 배겨낼 장사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질주의 관성에 실려 가는 그 속도에서 도무지 본성이라 부를 만한 본래의 우리를 만날 수도 없고 그 본성과 지금 달려가고 있는 나 사이에 합일의 순간을 경험하기가 너무 어렵다.   아무튼 술은 좋은 물건인가 보다. 술이 없는 세상은 물 없는 사막과 같다. 적어도 나에게 한해서는 말이다. 술 마시는 것도 내력이라고들 하지만 나만은 아닌 것 같다. 이미 고인이 되셨지만 아버지는 생전에 술이라 하면 낯부터 찡그리셨는데 어쩌다 부득이한 상황에서 막걸리 한잔만 드셔도 얼굴에 울기가 오르셔서 몸 둘 바를 몰라 하시며 자리 찾아 누우셨다. 하지만 난 전혀 그렇지가 않으니 말이다. 오히려 술 냄새가 그렇게 향기로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 몸에 흐르고 있는 피가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것이 아니란 말은 절대 아니다. 아버지와 나의 DNA는 100% 동일하다.    따져보면 술은 나와 희노애락을 함께 해온 둘도 없는 친구다. 련애시절 아내로부터 꽃 편지를 받았을 때 그 설렘을 술 한잔으로 달래였고 결혼하여 처음으로 “아버지”란 호칭을 갖게 되었을 때도 그 기쁨을 술 한잔으로 자축하였다. 그렇다고 꼭 기쁠 때만 술을 마셔온 것만은 아니다. 슬프고 화날 때도 술은 어김없이 나의 정서를 조절해주는 고마운 지기였다. 단 하나 밖에 없는 사랑스런 녀동생이 뜻밖의 사고로 저세상으로 갔을 때, 그리고 그토록 자애롭고 인자하신 어머니께서 어느 날 귀신에 홀린 듯 사이비교회에 빠져 결국 어느 편벽한 두메산골에서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했을 때 정말 눈앞이 캄캄해나며 당장 미칠 것만 같았다. 그 당시 정말 술이 아니였다면 가슴 찢어지는 그 아픔으로 하여 아마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을가! 불볕더위 이겨내며 꼬박 한달간 땀을 동이로 흘리며 일했지만 결국 한 푼도 구경 못하고 악덕업주에게 뜯겼을 때도 치솟는 그 울분을 한잔 술로 슬기롭게 가라앉히며 랭정을 찾지 못했더라면 난 아마 살인범이 되였을지도 모른다.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가능하면 홀로 조용히 한모금만 넘겨도 금시 배꼽까지 찌르르해나는 술 한 잔을 기울이면서 명상에 잠기는 그 순간이 나에게는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극치의 세계이다. 더불어 잔잔히 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며 삼라만상을 적시는 저 방울방울의 령롱한 빗물들이 결국 메마른 우리의 가슴을 적셔주는 감로수가 아닐가 고 홀로만의 엉뚱한 상상을 펼칠 수 있어 자못 즐거운 시간이다. 술 한 잔으로 지루함의 일상에서 벗어나 감미로움 속의 자신이나 아름다움 속의 자신을 자주 만난다는 것은 현재의 삶을 신선하게 적셔주는 훌륭한 가치의 세계임이 분명하다. 아무튼 적어도 나만은 술 없는 삶을 생각 만해도 숨 막히는 것 같다. 눈 없는 겨울이 삭막하듯이 술 없는 세상은 메마른 고비사막이 아닐가 생각해본다. 술은 우리들의 울적해진 기분이나 긴장 속에 쌓였던 감정을 풀어주기도 하고 마음 속에 묵혀두었던 속마음을 내보여주게도 하며 뒤엉킨 실타래 같은 생각에서 해탈되여 랭정과 인내로 새롭게 마음을 착색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갖게 할 수 있어 술을 더 좋아한다.   술을 알맞게 잘 마시면 본 자신은 물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너그러움을 선보이며 조화로움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로 인하여 다시 높고도 신선한 감정의 세계를 형성할 수 있을 때 술의 존재가치는 비로소 얻어지게 된다. 술을 마시게 되면 당연 취기를 느끼게 마련이지만 술로써 진실로 정직해져서 참되고 너그러운 자기본성을 끌어낸다면 그야말로 술은 마술에 가까운 신의 선물이라 함이 적합하지 않을가! 삶의 아름다움은 자신의 주관적 행위가 객관성을 얻고 있을 때 이루어지는 가치이다. 술에서 얻은 나의 쾌감이 동시적으로 남에게도 즐거움의 공감이 이루어져야 아름다움이 생겨나는 법이다. 아주 옛날 어릴 적의 기억이지만 평소에 말수가 적은 외할아버지는 술 한잔을 드시게 되면 그렇게 재미나는 옛이야기들을 구수하게 들려주시였다. “콩쥐와 팥쥐” “천도복숭아” “손오공”... 신비하게도 술은 외할아버지를 늘 입담 좋은 이야기군으로 탈바꿈 시켰다. 술 한잔 드시고 이야기 주머니 술술 푸시는 외할아버지를 바라보면서 나는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술 마시는 목적을 단순한 취기와 일시적인 흥분상태를 위한 것에 두지 않고 적절한 자극을 통해 어떤 가치들과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삼을 때 삶 속에 내재되여 있는 많은 아름다움들을 껴안게 되고 삶에 대한 깊은 관조가 이루어지게 된다. 더불어 침잠되여 있던  감정과 의식들을 환기시켜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인생의 아름다움을 더욱 분명하게 받아들이고 삶에 대한 진실을 더욱 확고하게 터득하게 된다. 이쯤 되면 그야말로 술을 가까이하고 함께 해야 할 삶의 동반자라 감히 말할 수도 있지 않을가! 거기에다가 령감의 세계, 즉 번쩍이는 무의식의 세계까지 가끔씩 들여다 볼 수 있는 경지에까지 이른다면 참말로 금상첨화라 하겠다.    "꿈이 정신작용의 배설물이라면 술을 마시는 건 맨 정신으로 살기 힘든 현실에서 미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정신적 강심제이다." 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심리학적으로 술을 마신다는 것은 생각하기 조차 싫은 과거를 잊기 위한 강박행동이라고도 하지만 적어도 나만은 그 무엇을 잊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것은 아니다. 험한 세상이라지만 좀 더 아름답게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위함이고 술로써 내 영혼의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순하고 유정한 본성을 흔들어 깨우기 위해서이다. 그로 인해 나는 더욱 너그러워지고 더욱 다감해지며 팍팍하고 삭막하던 나의 삶은 나름대로 얼마간 삐걱소리가 뜸해진다.    술이 뭐가 그리 좋으냐고 언젠가 아내도 딸애도 물은 적이 있다. 좋으면 그냥 좋은 것이지 거기에 무슨 리유가 있어야 하고 조건이 필요한걸가! 아무튼 나는 나대로 그저 술을 좋아하고 사랑할 뿐이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절벽이 된 채 나름대로 술과 어김없이 벗 삼을 것이다. 눈을 감는 그날 그 시각까지 변함없이...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넘침이 없이 무엇이나 적당히 알맞춤할 때가 가장 최적이라는 뜻이라 하겠다. 음주도 례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늦여름비가 그칠 양상을 보이지 않고 하염없이 내린다.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아니, 술을 만들어낸 먼 옛날 옛적 어느 선조에겐가 감사드리며 조용히 술잔을 기울인다. 나 홀로만의 독특한 향기를 한껏 만끽하면서 ... 출처:료녕신문 2019년 8월 1일 발표
23    고향의 보름달 댓글:  조회:264  추천:0  2019-08-12
시 고향의 보름달        (심양) 노을 그대와의 만남은  60년 전  고향에서 우연히 서산 넘는 석양 노을 비낀 비단길 고향 마을 길목에서 마주침에 고개든 그대와 나 불타는 락조 마주한 그대 모습 화용월태라 황홀해 가슴 설레여 넋 잃고 굳어진 발길 그날 밤  동산에 뜬 보름달에 그대 화용 어렸을제 사촌 형수 찾아와 그대 고모 부탁 전해 ㅡ 북경의 대학생  만나잔다 반년의 꽃편지 산해관 넘나들고 꿈결에 떠오르는 고향의 보름달 그대의 정겨운 눈웃음 비끼는데 때 이른 칼바람 폭설 휘몰아치더니 느닷없이 날아온  편지 한통 ㅡ 헤여지잔다 달포 전만 해도 고향 친구 이르기를 내 타향의 학교 다녀 모르겠지만 그대는 고향 중학 춤 추는 나비 노래하는 꾀꼬리로 남학생 저마다 꺾으려는 학교의 한떨기 장미 하지만 오늘 헤여지자니 청천벽력 아니여도 오리무중 갈피 못잡는데 뒤이어 날아온 편지 또 한통 ㅡ 전일엔  속 바뀐 편지 할빈 보낼 편지였단다 한동안 나는  막연한 고민에 헤맸다 그대 뒤따른 편지 쌓이는 만큼 나는 할빈 그 친구 그가 안쓰러웠다 그 친구도 그대를 나처럼 그대를 사랑했으리 그리고 나 먼저라지 사랑싸움 죽음도 못 말린다지만 이 세상 바보 하나 그가 바로 나였어라 물러서며 "양보"란 고매로운, 아니 상머저리 론리로 입술 물고 용단 내려 그대와 절필로 절련을 선언했다 해 뜨고  달이 져 세월 흘러 60년 그대와 나 우리 단 한번 그 한번의 만남 그날의 보름달에 새겨진 그대 화용 고향엔 지금도 그 보름달이 뜨고 있겠지 출처:료녕신문 2019년8월1일 발표
22    편견의 마스크를 벗어라 댓글:  조회:260  추천:0  2019-08-07
수필 편견의 마스크를 벗어라                    (청도) 김영분 중국 속담에 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백번을 들어도 한번 직접 보기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나에게 있어서 려행이 바로 이런 것이다.    나는 려행을 아주 좋아한다. 결혼 초기에는 애 둘을 데리고 엄마부대와 같이 북경을 선두로 항주, 위해, 연태 등 여러 곳을 다녀보았고 출장으로 일본을 둘러보았는가 하면 등산팀 멤버들과 내몽골 가족려행도 다녀왔고 친구들과 한국에 빨갛게 불타는 내장산 단풍구경도 즐기고 왔다. 이외에도 할빈 빙등이며 서북의 청해호며 계곡이 숨이 멎을 것처럼 아름다운 구채구 려행도 다녀왔다.    려행은 내가 질리도록 오래 머물던 곳에서 다른 사람들이 지루하게 살던 곳으로 떠난다는 말도 있다. 내가 생활하던 익숙한 생활패턴을 떠나 새로운 기운이 흐르는 곳으로 일탈하는 것이다. 전혀 다른 세상 속으로 들어가보면 살아가면서 짊어지고 있던 불행한 생각이라든가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 등이 저도 모르게 사라진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감수가 호흡과 함께 페부 깊숙히 스며들면서 품었던 편견과 의혹들이 쉽게 풀어진다.    한국과 일본 무역을 많이 하는 우리 회사에는 황사철이 되면 손님들이 마스크를 끼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말은 하지 않아도 너희들 나라 공기가 이 모양이니 우리가 이렇게 마스크 무장을 하고 왔노라 시위하는 것처럼 보였다. 코 막고 답답한 손님들의 표정도 살필 수 없는 상황에 혼자 상냥히 웃으며 상담하는 것도 왠지 기분이 잡쳤다.   거기에다 식사시간이 되여 나름 장사 잘 되는 맛집으로 안내를 하면 흥성흥성한 장면에 피씩 웃음을 짓는 경우도 있었다. 식당분위기가 흥성의 수위를 넘어 시끄러운 건 나 자신도 수긍을 하지만 대놓고 피씩 거리는 모습은 바로 나를 비웃는 것 같아 몹시 불쾌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려행을 통해 이러한 문제에 대해 불만 아닌 다른 안목을 가질 수 있었다.    내몽골 옥룡사막에 갔을 때의 일이다. 사막을 처음으로 체험했다. 사막이라면 황사가 먼저 떠오른다. 한국뉴스를 보면 봄철만 되면 중국 황사가 한국까지 날려가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는 보도를 많이 한다. 정부에서는 왜 사막을 저리 방치해둘가 하는 고까운 생각도 잠시 했었다. 내 체면이 괜히 구겨지는거같아 여간 불편하지가 않았다.    그런 생각을 안고 내몽골사막으로 향했던 나였는데 정작 거침없이 사막 속에 던져졌을 때는 그 누르꾸레한 황량함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헉 하고 입을 벌리고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티비에서나 보던 일망무제한 노란 모래가 끝도 없이 하늘 자락까지 뻗었다. 사막은 노오란 아지랑이를 피워 올리면서 흐늘흐늘 뱀혀처럼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정오의 해볕은 얼마나 따가운지 얼굴이 따끔거렸고 바람은 흥분한 사람이 휘파람을 불 듯  쉴새 없이 모래가루를 이리저리 휘젓고 다녔다. 일년 사시장철 비도 거의 내리지 않는 자연환경 속에서 의리있게 사막을 지켜내고 있는 것은 모래 뿐이였을 것이다. 모래도 얼마나 따갑고 고통스러울가 하는 생각에 불쌍하기까지 했다. 면적이 자그만치 1만무가 된다. 표준화로 건설된 축구장 1000개 정도 남짓한 면적이였다. 그곳에 생활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려행객들의 락타 체험과 사막모터사이클 체험을 위해 세워진 자그마한 매표소가 눈에 띄일 뿐이였다. 사막은 계속 넓혀져 나가며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사막 변두리에는 국내외의 봉사자들이 힘겹게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강우량이 턱없이 부족한 관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는 정부에서 사막 록화사업을 부실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불만이 많았지만 사막을 한바퀴 걷고 온 후로는 이런 생각이 안개 걷히듯 깡그리 없어졌다.    지금은 마스크 낀 손님들과 황사를 얘기할 때 아주 담담해졌다. 그 큰 사막을 관리하는데 얼마나 어려운지 아냐고, 말 한 두 마디나 돈 몇푼 협찬으로는 대자연의 흐름을 막기는 어렵다고 말이다. 이것은 관리 문제도 있겠지만 대자연의 정상적인 발전과정이다. 사막에 비가 많이 내리게 하기 위해 전 세계가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지 절대 누구를 탓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누구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황사방지 마스크를 낀 손님들을 볼 때 이전처럼 고까운 생각이 적어졌다.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사막려행은 내 마음의 마스크를 벗겨줬다. 그 덕분에 편견을 버릴 수 있었다. 지적하는 말을 들었을 때 상대방을 탓하고 의심하기보다는 편안하게 나 자신을 먼저 되돌아볼수 있는 넓은 아량을 가질 수 있게 되였다.     려행은 내가 있던 자리를 떠나 다른 곳에서 다시 나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중국 속담에 당사자는 곤혹스러워도 방관자는 잘 알고 있다는 말이 있듯이 한번 쯤은 나 자신의 방관자가 되여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아주 뜻깊은 일이다.    나는 려행이라는 처방으로 자신감도 찾았고 많은 편견을 버렸다. 출처:료녕신문 2019년 8월 1일 발표
21    고향에는 고향이 없다(외2수) 댓글:  조회:278  추천:0  2019-08-05
시 고향에는 고향이 없다(외2수)     (방정) 윤시운 아버지 어머니가 없는 고향은 고향이 아니다. 형님,누이 동생이  떠난  고향은 고향이 아니다. 철이랑 란이와 뛰놀던 뒤뜰엔 잡초만 우거져 그래도 봄이라 오얏꽃만 샐쭉 뵈기 싫으니 가라하네 고향에는 그 많던 뉴스도 희로애락도  그 많던 풋풋했던 인심과 인정도 없다 어디에도 없다 고향이 없는 고향을  못잊어 차마 못잊어 달려가보면 허기져서 고프다 아프다 쓰리다 아픔 애를 키우다나면 때론  내가 대신 아프고  때론 내가 대신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어느날 문득 다 커 버린줄 알았던 딸애가 갑자기 아프다고 마구 뒹굴 때 어쩔 줄을 몰라서 당황해 허둥지둥 한 적이 이번 뿐이 아니다. 부랴부랴 병원으로 향하는 걸음이 왜 거부기걸음인지 병원은 왜 그렇게 먼지 아프다는 딸애 앞에서 속수무책인 내가 아빠인가 이런 검사 저런 검사 마치고 긴급조치를 취하고 주사액이 한방울 한방울  딸애의 혈관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긴 한숨을 내쉴 수 있을 때 병원 밖은 한겨울이지만  몸에 걸친 것은 여름차림이였다 다행으로 천만다행으로 큰병이 아니였다 딸애를 그렇게 아프게 했던  병균이 정말로 밉다 옆에 있으면 박산내고 싶다 그리고 대신 아파주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 도려내듯 아팠다. 딸 바보 아빠는 세월이 흘러도 딸 앞에서는 언제나 바보로 서있다 언제나 대신 아파주지 못해 언제나 바보처럼  바보처럼 그렇게 그렇게 3월에 내리는 눈 사람들만 한눈 파는 줄 알았는데 제철도 아닌 그것도 봄마중에 한창 들떠있는 이 3월에 제멋에 겨워서 하늘하늘 듬뿍 듬뿍 거침없이 기약도 없이 바람나도 한참 난 난봉군이라 불러본다 눈은 겨울에 와야 제멋이고 비는 여름에 내려야 볼 멋이 있다 외도군이 되지 말고 난봉군이 되지 말고 바르게 내릴 지어다 출처:료녕신문 2019년 7월 23일 발표
20    바다(외1수) 댓글:  조회:241  추천:0  2019-07-31
시 바다   (심양)편도현  이름 모를 그리움이 차분히 내 마음에 젖어올 때면 다시금 떠오르는 아버지의 얼굴 내 마음 속엔 아직도 아버지 아버지가 살아숨쉰다 그 때 그 날 물길 따라 고향가라고 아버지의 골회 이 물 여기에다 뿌렸지 지금 쯤은  고향땅에 이르렀는지 아니면 머나먼 고향길 쉬엄 쉬엄 가다 쉬여가며 암초 만나 어느 너럭바위에 앉아 함께 했던 친구들과 막걸리 한잔 앞에 두고 장기나 한판 두시는지 그 옛날 저녁에 술 한잔 걸치고 집에 오시면 자는 아이들을 깨워가며 수염 많은 그 얼굴로 뽀뽀해주며 장난기도 많던 아버지 코노래로  밤 가는 줄 몰랐던 아버지 내가 태여났을 때 내 이름 석자 두고 나름  점도록 사전을 뒤졌다더니 학교에서 타온 나의 성적표 흐뭇이 들여다 보시며 얼굴에 환한 웃음 짓던 아버지 수평선 저 멀리 해빛에 반짝이며   밀려오고 밀려가는 바다물은  이젠 돌아가라는 아버지의 손짓인 듯 내 나이도 이젠 반 백이 넘어 예순 넷 그래도 마냥 그리운 아버지 내 지금도 때없이 애기적 그 때처럼 아버지 아버지란 그 이름 자꾸만 불러 봅니다. 류월 여름의 안방에 류월이 성큼 들어선다 방문 활짝 열어젖히고 이제 마중할 삼복철을 위해 푸름을 한껏 키우고 온갖 새소리 불러 들이며 꽃단장에 한창이다 등 굽어 아파하던 벗은 나무의 가지가 몰아치는 설한풍에 울고 있던 그 날은 어제런 듯 그제런 듯 막상 여름이 와도 마당가에 솥 걸고 풋강냉이 삶아먹고 밥풀 묻은 감자 먹던 그 세월이야 다시 오련만 어쩌면 모기불 매운 마당에서 멍석 깔고 삼이웃 모여앉아 밤 가는 줄 몰랐던 아, 그 세월이야 다시 오련만 세월은 가도 계절은 변함없어 다시금 찾아온 류월 푸름이 청 청 하늘에 빛나는 찬란한 그 빛갈 속에 그 옛날이 조용히 잠들어있다. 출처:료녕신문 2019년 7월23일 발표
19    버드나무 동네(외4수) - 방순애 댓글:  조회:236  추천:0  2019-07-29
시 버드나무 동네(외4수)         - 방순애- 산촌 현관문  출석부를 달고 있다 신선 구름 알몸 문 열고 들어간다 가장자리에 앉은 바위 머리가 번뜩이여 산을 빛낸다   달이 웃을 때 그림자 뒷걸음치고 생각 굴리던 별 풀잎에 키스한다   진달래에 햇님 뜨고 퉁소 소리로 촌락은 아침을 입는다 시계바늘 분침 오늘도 백년 전 할배한테 카톡 전한다     가을 연가   엉킨 혈 매듭 강물 타고 졸졸 풀려   초록빛 다림 꾸겨진 마음을 펴고 일천 봉오리 눈에 들어와 점 된다   저 기러기떼 릴레이 경주를 하고 가슴의 불꽃은 하늘로 치솟는다   커피향기        젊은 바다는 보라 커피색의 바다 뱃머리에서 떠오르는 꿈의 파도   언어의 선박 돛을 올려 출항한다   그늘 스친 입술 토기에 입 맞춘다 칠선녀 옷 벗는 소리에 찰랑대는 소천지 차잔에 흘러든다     길 우   환하게 웃는 인터넷 튕겨오는 모니터 정원의 선들 건반 우에 떠있는 짙푸른 호수가에서 련꽃으로 핀다   삿갓 구름은 하늘이 모아온 정액 울컥 눈물이 작동한 하얀 빛 보석 트럭에 구슬 옷을 입히여 소풍하는 대지를 수놓는다   높은 산은 저울추다 기여가는 길과 강을 저울에 달고 련못에 내려와 하늘을 재단한다     황야      웅크린 나무 왕관을 벗어버리고 이끼 낀 바위돌 무지로 달려간다   별무리들 쏟아지는  황혼 사막의 메마른 호양나무들 동천 붉은 땅의 천년 꽃으로 된다   기복을 타는 락타가 백리 언덕을 주름잡는 구름 타고 삼라만상 얼굴에 핀 야청빛 짓눌렸던 광명을 늘군다 출처:료녕신문 2019년7월23일 발표
18    마작인 댓글:  조회:361  추천:0  2019-07-24
수필  마작인      (봉성) 장문철   마작은 중국에서 력사가 길고 대중 토대가 굳건하며 국민의 편애와 인기가 대단한 오락 종류다. 나는 나름대로 만사를 제쳐놓을 정도로 도(度)가 지나치게 마작에 집착하는 사람을 “마작인(麻雀人)”이라 부르고 싶다.    마작인들은 마작을 보면 손이 가렵고 왈가락 잘가락 하는 소리만 들어도 벌써 흥분하며 상에 앉았다 하면 내려올 줄을 모른다. 밥을 굶을 지언정 마작은 굶지 않는 이들은 같은 취미와 애호로 운명을 함께 하는 군체를 형성한 듯 싶다.     내 친구중에도 이런 마작인들이 있다. 그들은 마작에 대해 대단한 관심을 가지는데 바쁜 걸음을 하는 와중에도 같은 마작인을 만나면 세마디 안에 꼭 마작얘기가 나오며 마작을 말하지 않곤 할 말이 없는가 싶다. 어디서 누구와 놀았고 어떻게 놀았으며 얼마를 땄고 얼마를 졌냐는 것이 관심사 전부였고 “경험교류와 총화”에 날 저무는 줄 모르고 타오르는 정열은 작열하는 태양처럼 식을 줄을 모른다.    내가 아직 재직에 있을 때다. 마작인들은 퇴근 시간이 되면  서로 짝패를 모으고 장소와 시간을 약속하노라 분주했고 오가는 전화소리에 귀가 소란했다. 그들은 짝패를 뭇는 데도 원칙이 있다. 매번 이기는 사람은 되도록이면 찾지 않는다. 제일 좋기는 아직 입문이 채 안된 초학생인데 초학생이 지는 돈을 학비라고 했다. 그렇게 밤 늦도록 마작을 하곤 이튿날엔 정신이 안들어 서리맞은 가지마냥 풀이 죽었다가도 또 오후 퇴근 시간만 되면 닭피를 주입한 듯 정신이 말짱해지고 지어 흐리멍덩하던 두 눈에서 광채를 내뿜는다. 그들은 매일 떳다 지는 해처럼 지칠 줄을 모르고 하루도 거르는 법이 없었다. 지어 맛있는 음식이 융숭하게 차려진 결혼이나 생일 축하연에 참석해서도 식사는 하는 둥 마는 둥 삼삼오오 이 핑게 저 핑게를 대며 먼저 살짝살짝 꽁무니를 뺐다.     마작에 대한 대단한 집착의 주인공들이였다. 무엇이 그들의 혼을 이처럼 끄는 걸가? 바로 내기가 아닌가 싶다. 크든 작든 따먹기 아니면 놀지 않는다. 그들의 마작은 이미 오락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다. 그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질수록 더 놀고 더 집착하는 점이라 하겠다. 도박은 운7기3(運七技三)으로 열에 아홉은 지며 도박에 얻으면 도박에 잃는다는 말이 있다. 도박하는 친구들을 물어보면 종국에 가서는 잃었다는 사람은 있어도 땄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 그들의 돈은 다 어디로 흘렀단 말인가?    내가 사는 동네와 주변엔 간판이 있거나 없는 크고 작은 마작관 (麻??,麻?室,麻?社)이 몇군데 있는데 대개는 영업주가 불전을 받는 외 생수나 주스, 간식, 담배 따위를 판매하여 돈을 번다. 규모가 좀 큰 데는 기름진 물은 남의 논으로 흘러가게 하지 않는다(肥水不流外人田)는 말대로 실 안에다 따로 식당을 설치하고 마작인들을 조롱 속의 새처럼 잡아두고 더 많은 돈을 소비하게끔 자극한다. 마작인들은 이기면 대개가 호방하고 기고만장해져서 한턱 내기를 좋아 하는데 이것이 점차 습관이 돼서 이긴 사람이 의례 밥을 샀다. 한두번도 아니고 매일 놀면서 이렇게 다람쥐 채바퀴 돌리듯 번갈아가면서 청하다 보면 진정 이기는 자는 언제나 마작관의 주인일 수 밖에 없다. 식당이 없는 마작관에서 혹은 자택에서 노는 마작인들은 돈을 밥점에다 아낌없이 퍼붓는다. 그러니 마작관과 밥점 주인이 부자가 못되면 마작인들에게 미안하며 볼 면목 조차 없는 것이다.    지난 10월의 어느 날 옛 동료 아들의 결혼잔치에 참석했을 때다. 곁에 앉은 분이 “장선생은 맨날 집에서 뭘 해요? ”하고 물었다. 내가 퇴직한 지 3년 째 한번도 놀음장소에 얼굴을 내밀지 않아서 심히 궁금한 모양이였다.     “장선생은 마작같은 거 안 놀아요?”   “뭐, 그냥 구경만 하고 놀진 안아요.” 하였더니 “예~?”하고 말을 길게 뽑으며 크지 않은 눈을 잔뜩 치뜨면서 마치 외계인을 바라보듯 놀라는 기색을 했다. 나는 자주 이런 사람들에게서 똑같은 질문을 받는다. 한번은 머리에 피도 채 마르지 않은 제자가 “에?, 지금이 어느 땐데 마작을 몰라요? ”하며 마치 프랑스 사람이 나폴레옹을 모르고 미국사람이 죠지 워싱턴을 모르며 중국사람이 모택동을 모르는 것처럼 황당한 듯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히물히물 웃었다. 분명 스승인 내가 시대흐름에 뒤떨어졌다는 비웃음이였을 것이다. 학생 때는 공부를 안하고 노는 데만 탐해 선생님의 꾸지람을 지지리 받았는데 마작은 제법  잘 두는 모양이였다.  하긴 우리 나라에 “10억 인구에 9억이 마작을 하고 1억은 관찰중에 있다"(十?人民九?麻,?有一?在?察)는 말이 류행하고 있으니 요즘 세월에 마작을 모른다면 누가 믿겠는가.    금년 봄에 사천성 락산시에 가니 한 광장의 나무그늘에선 수백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마작을 하고 있었다. 남방에선 마작을 만들고 북방에선 마작을 논다는 말이 생각나서 정말 그런지 확인하려고 남방을 유람할 때 특별히 류의했더니 마당이나 나무 그늘에서 역시 마작을 하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사는 곳에선 시장바닥에서 가게에서 가로수 밑에서 등등 아무데서나 비일비재로 마작을 노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그들은 시간과 공간이 따로 없고 직종과 직급이 따로 없으며 남녀로소가 따로 없고 심지어 부모형제가 따로 없이 넷이만 모이면 허물없는 동아리가 되여 함께 즐긴다. 듣는 말에 세계 어디나 중국 사람이 있는 곳이면 마작이 있다고 하니 마작은 중국사람의 대명사며 중국의 명브랜드라 해도 과언은 아닌 듯 싶다.    사실 나도 처음부터 놀음을 안 한 건 아니다. 트럼프로 밥 따먹기도 놀았고 10원짜리 돈 따먹기도 놀았다. 그런데 시간이 길어지면서 평화롭던 분위기가 그만 파괴되였다. 지는 사람은 봉창을 하려고 놀고 이긴 사람은 더 이기려고 놀았으며 자꾸 지는 사람은 짜증을 내고 얼굴을 붉히며 피대를 세우군 했다. 즐겁자고 하는  유흰데 불유쾌한 일이 자주 발생해 거부감이 생겨 아예 손을 뗀 것이 오늘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 대가로 마작인들과의 거리가 소원해졌다.     바쁘고 힘든 때를 보내고 오랜만에 한가한 날을 맞았을 때, 혹은 경사날, 혹은 명절에 가족이 혹은 이웃이 혹은 친구들이 한자리에 단란히 모여앉아 마작이나 트럼프나 화투를 하며 소일한다면 이 보다 더 즐거운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 부모가 생전일 때 설명절이면 형제자매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앉아 화투나 마작을 놀면서 재미로 약간의 돈 따기를 했는데 이긴 돈을 몽땅 새참을 마련하신 어머님께 ‘수고비와 새참값’이라며 드리군 했다. 생각하면 그 때가 참 좋았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엔 그런 재미도 없어졌다.    평소 내가 존경하는 선배 한분이 계신다. 한번은 친구들과 돈 따기를 하여 몇 백원 이겼다. 끝난 다음 선배는 누가 얼마를 졌나 물어보고 모두 돌려주었다. 돈을 따서 제 지갑에 챙기는 것이 이미 례사로운 일이 된 현 사회에서 바라보는 사람에게 도리여 례사롭지 않은 일이 되였다. 돈이 싫다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돈보다 친구를 더 중히 여겼을 뿐이다. 기품여인품 (棋品如人品)이라는 말이 있듯 마작판에서 한 사람의 수양과 품성이 여실히 보여진다고 한다. 고로 홍콩에선 며느리를 물색할 때 녀자애를 집에 청해 함께 마작을 치면서 그 됨됨이를 료해한다고 한다.     한국은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을 금지한다. 우리 나라도 도박은 법에 걸린다. 하지만 도박과 오락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점을 노리고 마작관이 점점 많아지는 현실이다. 나의 선배가 딴 돈을 다시 친구에게 돌려준 사례는 무엇이 도박이고 무엇이 오락인가를 가름하는 귀감이라고 본다.    마작은 순수 오락일 때 만이 아름다운 것이다.  출처: 료녕신문 2019년 7월23일 발표
17    녀 인(외 2수) 댓글:  조회:197  추천:0  2019-07-11
시 녀  인        (연길)백진숙 네 이름이 내 등의 지게가 된 후부터 내 등을 짓누르는 너를 이미 장작개비가 되여버린 너를 하나씩 뽑아내여 아궁이에 집어넣고  활활 붙태워 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가볍고 싶었다 이럴 때면 나는 마트에 들려 내 녀자를 저울에 떠본다 오늘도 어김없는 석냥 석돈 저울로 뜬 내 녀자는 이렇듯 깃털마냥 가벼운데 가녀린 두 어깨에 짊어진 짐은  왜 바위처럼 무거운거냐 열달잉태 힘들게 자식 낳고 팽이처럼 돌아치며 아이들 키우며 만고풍상 비바람에 얼룩진 일생 수시로 옥죄여 오는 삶의 무게 허나 너를 떼던지고  미련없이 돌아서는 나에게, 남자로 되고싶어 하는 나에게 걸어온 꽃길 더 많지 않냐며  징징대며 졸졸 따라오는 석냥석돈 밉상이 내 녀인아 물 엄마는 물이였다 오구구 그 가녀린 작은몸에 매달린 자식들을 안고 업고 끼고 숨가쁘게 바다로 달려가는 작은 물방울이였다 삶의 터널 속에 한껏 자신을 숨기고 낮게 낮게만 살아온 엄마 허나 애써 바다로 나갈 힘 모은 엄마는, 드팀없이 험한 그 길에 나선 엄마는 자식들 모두가 우러러 보는 등대였다 작은 웃음으로 계곡 날아넘고 작은 목소리로 내를 거쳐 작은 몸짓으로 강과 손잡고 달려갔다 돌멩이를 만나면 보듬어주며 지나가고 암초를 만나면 에돌아가면서 생활의 험한 바위도  아픔의 돌도 둥글둥글 갈면서 달리고 달렸다 끝끝내 바다에 이르렀다 출렁이는 바다로 되였다 그제야 힘겹게 자식들을 내려놓는 엄마 넓고넓은 세상이 달려와 뜨겁게 포옹한다 바다에 가면 바다 한가운데 엄마가 한폭의 그림으로 웃으며  늘 푸르게 서있다 바다가 온몸으로 쓰는 시 그것은 엄마의 노래였다 물과 불 너는 불이였고 나는 물이였다 너와 나 사이에 놓인 섬 하나 작디작은 그 섬 때문에  우린 손을 서로 잡을수가 없었다 시종 하나로 되지 못했다 너는 불로 나를 다스리려 했고 나는 물로 너를 다스리려 했다 네가 너무 뜨거워 난 너한테 다가설수 없었고 마음 안방에 물을 가득 채워 나는 네가 들어오는 문 꽁꽁 닫아버렸다 그러다가 세월이 썩 많이 지난후에야 불속에 물이 있고  물속에 불이 있다는걸  서로 알게 되였다 손에 손잡고 섬에 올라  사랑의 나무 가득 심었다 너는 불로 섬의 잡초들을 태워버렸고 나는 나무들에 정성껏 물을 주었다 너와 하나로 되던 날 맨발 바람으로 달려와 부등켜 안고 기뻐 어쩔 줄 모르던 섬 그날 눈물 휘뿌리며  넌 물이 되고 난 불이 되였다 출처:료녕신문 2019년7월 5일 발표
16    고독의 늪에서 (외 1수) 댓글:  조회:225  추천:0  2019-07-09
시 고독의 늪에서 (외 1수)        (녕안)최화길  나 연분홍 진달래 아니지만 호호백발 할미꽃도 아니다 진달래와 할미꽃 사이에서  세월의 꽃으로 간신히 핀다 우왕좌왕 부대끼며 피우는 꽃이라는 이미지를 심는다  색갈과 향기는 다르지만 꽃이라는 위안으로 밝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꽃 결코 자신 만이 아님을 심호흡한다.  북극성  누군가 하염없이 기다리는 걸음은 온통 가시밭길도 사뿐사뿐 가벼웁다  나도 누군가의  기다림이 되여 고이 지켜준다면 상냥한 꽃길이다  너는 가도  나는 남으련다 치렬한 해빛 한오리로  어둠에 구멍 뚫으련다  출처:료녕신문 2019년 7월 5일 발표
15    평양냉면(외5수) 댓글:  조회:229  추천:0  2019-07-08
시 평양냉면(외5수)           (도문)윤청남 다시 봐도 싫지 않을 도보다리  보리밭  하지머리 저녁 놀 밀과 메밀이 주역인 얕은 물에  현(絃)을 뜯어 만든 선률  달빛에 무리를 거느린 괴물  저고리 고름이 소매와 깃 사이  순한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풀밭 가르고 넘어간  코신 끝에 놀놀한 한장의 밀서도  육수에 질박한 그런 풍미 아닐까 젖내 나는 흰 손에 여린  꽃가지  마른 논에 숭얼숭얼 굴러드는 물  2018.5.5  대동강  열두 삼천리 광야를 누비며 달려와  평양성을 섬기는 가난할 때 가난한 줄 모르고  잃어버린 행복  어디엔가는 남아  지워지지 않기를 바랐던 그림  미림이란 곳에서 온다기에  너에게 그곳은 어떤 둥질까 싶었고 나는 내가 흘려버린 산야에  이슬이 되여 반짝이는 유년을  그리워했다  서해를 향한 느슨한 날개  나는 평양에서  멀어진 세월의 시간 속을 굽이치는 너의 숨결을 느끼고 있었다 2018.5.10. 서해갑문  숯불 우에서 해물을 밀어낸  흰 살에 가시가  안주로 자리를 굳히는 데는  천년 세월이 흘렀다만  진리가 품는 의미는  공간의 크기를 떠나서 존재한다 작게 열린들 어떤가 4월을 드는 봄이라고 인정 할 때 보슬비가 지니는 무게는  시작이라는데 있었다  2018.5.23.  향산 일기  세상 안팎일에 걱정 잦은 사람 일러  문객이라 했던고  작별의 시점이 너에게로 다시 가는 시작임을  알면서도  진열장밖의 세상은 어떤 구조로  되였을까  황금으로 주조된 열쇠 앞에서 불과한 겉치레 귀족 같아 아니 보일 수  있었겠냐만 안은 저쪽 굳은 날 련못에 슬픈 새 되여  어디서 보내온 선물인지  저 열쇄로 무엇이든 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가  2018.6.22.  평양인상  침엽이 자랑하는 미끈한 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무엇인가 숨겼다면 이음매 고운  마디를 연상하게 했고  보이는 것이 전부라면 무엇이  다를까 싶었다  지하철이 가뿐 하루를 숨쉬고  택시가 굴뚝 없는 거리에서  앞서가는 그림자를 쫓고 있었다 혹자는 무엇인가 비워야 한다면 대는 가지지 않고 탄탄했다 놀랍다는 생각도 잠시 새내기 처녀들 무드있게 젖히는  저 맥주잔  그곳 물에서도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오고 있었다  2018.5.11. 열두 삼천리 벌  산은 물이 되어 잠들고  평원은 등불 밑에 님 찾아 멀리  뜰을 비워놓고 있었다 나라의 자본 백성의 밑천  신이 내려준 선물  남에 호남벌이 있다면  북에는 열두 삼천리  신의주에서 평양  평양에서 남포항을 지나  서해갑문에 이르기까지  조만간 먹고 남을 낟알이  드리운 저고리 팔꿈치에 두둑한 흥같이  흥야라붕야라  흥알이 풀어지게 춤출 열두 삼천리  아아. 조선에는  조선보다 너르고 우묵한 벌이 있었다 2018.5.18. 출처:료녕신문 2019년 7월 5일 발표
14    만평. 고울수록 매를 안기렸다 댓글:  조회:216  추천:0  2019-07-08
만평 고울수록 매를 안기렸다 ---조미향의 수필세계를 산책하다          (심양)노을   조미향의 세편 수필을 배람하고 나니 웬지 ‘귀한 자식 매로 키운다’는 속담이 떠오른다.속담은 오랜 세월을 거쳐 농축된 지혜의 정수이기도 하다. 이 속담은 귀하고 고울수록 우아우아 다독이지만 말고 필요시 엄한 단속도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있다.하지만 단속은 귀하고 고움에 비롯된 것으로 매보다 귀여움이 선차적인 것이 상례이다.   조미향은 우리 문단 30대의 유망주로 너무 귀하고 하도 고마워 우선 그를 우아우아 다독여주고 싶은 생각이 앞선다.그의 수필 ‘내 고향 만융촌’을 두고 전일 수필가 문운룡, 평론가 김례호가 선후하여 우리의 조미향은 타성의 8090문학동에 비해 별반 손색이 없노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그랬건만 어쩐지 그의 수필이 풍기는 문향과 안기는 여운이 가실길 없어 필자도 오늘 이렇듯 필을 들어 날린다.  ‘료동문학’에 게재된 그의 근작 수필 ‘내 고향 만융촌’을 이어 전에 ‘료녕신문’에 발표된 ‘육아’(育?)를 마치고 육아(育我)중’과 ‘서른즈음에’ 두편 수필을 재독하고 나니 수필 단 한편만으로는 그를 보는 시각과 그의 수필에 대한 리해가 어딘지 여백을 남기는 것 같아 본문에 필자의 소견을 더 첨부하는 바이다.   수필 ‘육아를 마치고 육아중’은 벌써 그 제목부터 눈길을 끌고 마음을 끄당긴다.아니나 다를가 다 읽고 나면 ‘좋아, 일품이야, 일품!’하고 찬사가 련발된다.제목이 시사하듯 화자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이 곧바로 자신을 육성하는 과정임을 경험하고 감지하고 있다   수필 ‘서른즈음에’는 의론수필의 격을 제대로 갖춘 또 한편의 가작이다. 이 수필은 대졸 후 30대의 한 녀성의 결혼, 산아, 직장을 에워싼 희열과 고뇌가 동반하는 삶의 현장을 그리고 있다.   이상의 두편 수필이 그의 오늘의 삶을 조명하고 있음에 반해 수필 ‘내 고향 만융촌’은 만융촌의 어제 오늘에 화자의 30여년 삶의 궤적을 재현하고 있다.이 수필의 서두가 생신하고 인기적이다.수필 서두에서 ‘넌 만융촌에서 신융툰에 시집가니’이 한마디의 물음이 얼마나 많은 함의를 내포하고 있는가는 돌이켜 음미할 문제이지만 이 물음이 독자들의 첫눈에 안기는 찡한 자극은 독자들의 흥취를 불러 하문에 급급해 할것은 분명하다.이같은 매력과 효력을 수필 서두에서부터 다루고 있는 화자의 그 솜씨가 일반이 아닌바 화자가 수필 창작이 소요하는 소양과 재질을 그만큼 구비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수필 ‘내 고향 만융촌’은 중년 로년도 아닌 현대를 살고 있는 30대의 한 열혈의 청춘이 여유로이 애절한 향수를 토로하고 있다.  ‘내가 빽빽대며 세상 빛을 본 날부터 뿌리를 박고 산 곳이여서 마냥 좋고 시집을 가고 시내에 거주하고 있는 요즘은 만융촌 입구만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쫙 펴진다’며 화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회포를 풀고 있다. 함께 줄뛰던 소꿉친구, 스피카에서 울리던 대대부녀주임의 정겨운 목소리, 뜨락 터밭에서 고추 뚝뚝 따고 활활 씻고 꾹꾹 찍어 꿀맛으로 꿀꺽꿀꺽 삼키던 그 밥상은 지금도 못 잊을 어제날 즐거운 풍경들이다. 뒤이어 화자는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의 내 고향은 이미 반이상 한족동네로 변해버렸다’고 오늘의 고향 마을의 황페상을 애탄하고 있다.    상기한 세편 수필의 표현수법도 특이한데가 있어 주목된다. 수필의 보다 자유로운 쟝르라는 범주를 리탈할 정도로 그 어떤 고루의 격식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분방하여 화자의 높뛰는 박동과 뜨거운 숨결을 감지하게 된다. 그의 생활적이고 철리적인 제목의 선정- ‘육아(育?)를 마치고 육아(育我)중’이 이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수필 시작부터 툭 타개된 개방적인 서두, 수필 ‘서른즈음에’서 ‘녀자의 서른’하고 직입한 그 오기에 가까운 패기 또한 그러하다.   그의 언어표현도 생신하고 명쾌하다. 짜개바지친구는 일반이겠지만 ‘불알친구’요 ‘처녀궁둥짝한’ 터밭들의 표현은 당차다기보다 본연에 직면하려는 화자의 충동과 취향의 강렬한 표출이라 함이 더 적절할 것 같다.    화자의 내면 심리세계를 숨김없이 로출하여 독자들의 친근감을 사게 하는것이 수필일진데 그는 지어 극히 은밀하고 사적인 것까지 거리낌없이 살짝 내비추는 그 멋과 맛이 새롭고 돋보인다. ‘여름, 마당의 큰 독에다 물을 가득 받아놓고 따가운 해볕으로 물을 데워 독안에 들어가’하고는 즉시 필봉을 돌려 ‘목욕하던 내 모습을 떠올리니 살짝 부끄러움까지 느껴진다’며 짐짓 골계를 떨어 그 후미 흥미로와 도취된다.   상기한 바와 같이 우리 문단에 이같은 새별, 30대의 유망주들의 출현은 아침 해돋이 같이 반길 일이 아닌가 싶다. 우리 성의 각지 학교와 신문 출판부문 그리고 대련 지역에 이르기까지 8090문사들에 대한 상황을 필자가 다는 파악치 못했으나 이미 알고 있는 바만 해도 그들의 대졸과 석사학위 등 지식구조도 가관임을 표하는 바이다. 문학도의 단층에 대한 우려와 비관은 아닌것 같다.   본문의 표제에서 필자의 의도가 명시된바 그들에 대한 기대감이 클수록 사려증 또한 깊기 마련이다. 그의 수필의 우렬에 대한 명석한 평판과 현명한 처사가 문제시되고 있다. 상기한 세편의 수필, 그것도 그의 처녀작을 망라한 것이여서 단점의 로출은 불가피한 사실이다. 하기에 그의 미숙에서 표현된 허점들을 과다 비판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회피할 일도 아니다. 하여 적절한 비평과 사랑의 매를 안기는 것이 우리의 래일을 이루어가는 길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그의 수필이 그 무슨 큰 문제될 흠집이 존재해서가 아니라 기대감과 현실과의 차이에서 제시된 것들이여서 본문에서는 단 한점만 밝힌다.    작가는 민족의 운명을 자각한 지성인들이다. 하기에 화자도 ‘만융촌이여! 길이길이 번창하기를...’애타게 울부짖고 있다. 그러할 진대 고향 마을 만융촌의 번창은 “치보주임”이 어제부터 오늘까지 운영하는 ‘씽룽불고기점’이 좋은 소재요 명제이다고 하겠다.   화자의 고향의 정은 그의 13명의 짜개바지친구팀에서도 여실히 구현되고 있다. 그들이 고향에서 만나 어제날 맛들였던 ‘씽룽불고기’를 찾고 있다. 집체화의 단일한 농경시대였던 어제날에 불고기점을 운영하고 오늘도 드팀없이 그 ‘씽룽불고기점’으로 고향 마을 만융촌-선인들이 피땀으로 개척한 그 땅에 뿌리 박고 있는 치보주임, 그가 걷고 있는 길-단일한 농경을 타개하고 산업과 도시화의 길을 탐구하고 추진하고 있는 그 길만이 고향의 재생과 번창의 길임을 제시했더면 이 수필의 품위가 승격되고 수필로서의 완성도도 정진을 보였으리라는 생각이다. 바로 이 한점이 유감이자 기대이기도 하다.    8090문사들에게 우리의 래일을 부탁한다. 출처: 료녕신문 2019년7월5일 발표
13    타향 외 2수 댓글:  조회:194  추천:0  2019-07-03
시 타향     (길림)지미란 간다간다 고향타령 해와 달 뜨고 지고 아들딸 떠난 마당 흰머리 발목 잡네 낳은 정 키운 정에 비기랴 간다 간다 타향 안고  출처:료녕신문 2019년 6월27일 발표 시 짝사랑       (길림) 지미란 인파 속 굵은 어깨  심장이 가려 듣고 휘모리 장단 치네 말래두 치네 치네 들킬가 달아오른 뺨  해님도 울고 가네 출처:료녕신문 2019년 6월27일 발표 시 고향        (길림) 지미란 바람소리 여전한데 풀꽃냄새 낯설구나 거친 들 길들여서 고름 풀어 젖주던 땅 잊혀진 개구리의 절창 꿈에서나 들어볼가 출처:료녕신문 2019년 6월27일 발표
12    폭포 외 3수 댓글:  조회:236  추천:0  2019-07-02
시 폭포      (상지) 강효삼 모두들 높이에 련련하는 세상에 자신을 낮추는 일이 저리도  아름답고 장한것 폭포말고 또 있을가 가슴 깊이 축적한 물의 소리를 응축하여  단마디 명창으로 알리는  폭포는 하늘과 땅 사이를  길게 그은 단 한줄의 명시 시 영정사진       (상지) 강효삼 죽은 사람에게도 “집”은 있어야 하는가 바람벽에 걸린 네모진 작은 집 한채  얼굴만 덩실하게 집안에 꽉 차서 물끄러미 집식구들을 내려다 본다  늘 그렇게 그런 모습으로  아니 살아있을적보다 더  편하고 여유있게 식구들과 마주보면서  잊혀지지 않는 추억의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눈다  시 숲은         (상지) 강효삼 획획 휘파람소리  나무들 서로를 불러  쓸쓸한 어깨를 감싸안고  혹독한 추위 견디는 기침소리   허접스런 잡념을 바람에 날려버리며 초록꿈 푸르게 터치는  수림의 나무들은 하늘로 세운 못  하늘 꼭 찔러 이슬방울 쪼르르 굴러떨어지면 그것으로 목추김하면서  저마다 악사가 되여 연주한다 은은히 푸른 자연의 교향곡을 시 사랑의 온도         (상지) 강효삼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의 온도는 당신과 내가 눈맞춤을 시작한 바로 그 눈금에서  오르면 올랐지 한번도 내린적이 없다  혹독한 추위에 기온이 떨어질수록  우리들 사랑의 온도가 더 뜨거운 높이로  치달아 오르는 것은  그런 날일 수록 우리 두 사람의 온도가   더더욱 하나로 밀착되기때문이다  출처:료녕신문 2019년6월27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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