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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그늘(외 3수) - 김춘산
2022년 02월 11일 10시 31분  조회:212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 시 그늘(외 3수)

 김춘산
 

 


해를 등지면 그늘이 생긴다
 
나무는 키가 커서 그늘이 진다 
 
 
 
터밭에, 길가에 납작 엎드린 
 
가장 낮은 풀인 질경이와
 
봄에만 피는 민들레꽃의 향기에서 
 
어두움을 본 적 있는가
 
 
 
너무 오래 
 
내 가슴속에서 커진 네가
 
돌아서며 입가에 흘린
 
그 미소의 끄트머리에서도 
 
난 그늘을 보았다
 
 
 
어느 날 하늘을 등지고 서면 
 
내 앞에도 그늘이 길게 늘어질 것을
 
그리고 난 그것을 털어내지 못할 줄 안다 
 
휘―휘 휘저으면 
 
뻗은 팔마저 긴 그늘이 될 것을
 
 
 
세월에 흔들리며 
 
나도 나무처럼 높이 컸나 보다
 
 
 
솔잎은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
 
 
 
솔잎은 평생 
 
자신을 펼쳐 보인 적이 없다
 
늘 송곳처럼 뾰족해서
 
바람은 짓거리를 못하고
 
해빛은 자리를 못 찾는다
 
 
 
산자락이나 중턱 쯤에 서서
 
흘러가는 봄과 여름을 퍼덕이다가
 
스쳐가는 비바람에 허물을 만들다가
 
가을이 선사한 단풍이 벅차면
 
궂은 골짝에 주저앉아
 
끝나지 않은 계절을 연주하는
 
떡갈나무나 느릅나무의 하모니여! 
 
 
 
돌바위 꼭대기에 서서 
 
눈빛 하나 흐트러지지 않는 솔잎은
 
남들이 다 떠나간 
 
시린 겨울을 지키고 있어도
 
곁에는 아무도 없다
 
사철 푸른 솔잎일지라도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
 
 
 
먼 곳의 너
 
 
 
먼 곳의 너의 얼굴 보려고
 
봄, 여름 내내 키돋음하던 해바라기는
 
가을이 되면 고달픈 목 떨어뜨리고
 
 
 
먼 곳의 너의 노래 들으려고
 
밤마다 바람이 오는 쪽으로
 
귀 기울이던 나팔꽃은
 
가을 되면 울바자 그늘에 주저앉고
 
 
 
먼 곳의 너에게로 가려고 
 
굽이 돌고 여울 지나던 시내물은 
 
가을 되면 빈 가슴에 자갈돌을 내보이고
 
 
 
먼 곳의 너를 기다리는 나는 
 
가을이 저 멀리 떠나간 아침에도
 
호수 속의 힘찬 버들치나 새끼붕어가 되여
 
해뜨는 동녘 향해 점프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미소
 
 
 
바람 한올에
 
기슭, 저 멀리 수풀 속
 
물미나리 잎새까지 퍼지는 
 
물결의 흔들림을 보았다
 
 
 
해볕 한줌에 
 
툭 터져 저 멀리 하늘가
 
구름의 자락까지 붉게 익는
 
봉선화의 향기를 보았다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에
 
너의 눈망울에 
 
출렁이며 넘쳐나는 미소
 
만조의 밀물처럼 차올라 
 
다시 내게로 덮쳐오는
 
세상에서 제일 큰 미소를 보았다.

《도라지》2021년 3기(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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