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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순정의 란 댓글:  조회:249  추천:0  2019-06-28
시 순정의 란 김동진 청순을 보듬어 향기를 빚었구나 푸른 물이 흐르는 두 손으로 고이고이 받들어올린 의젓하게 둥근 꽃대궁에 타오르는 아침노을  립스틱이 필요없는  저 붉은 입술과 놀빛으로 물든  저 젊은 가슴 그것이 얼마나 순수하고 또 얼마나 뜨거운지 발목을 붙잡고 놓지를 않네 출처: 료녕신문 2019년 6월13일 발표
12    춘삼월 산들바람 댓글:  조회:207  추천:0  2019-06-28
시 춘삼월 산들바람  김동진 산들거리는 산들바람에 간지럼 타는 춘삼월 줄지어 북상하는 기러기떼는  아득히 구름 밖에서 날아오고 동면하던 개구리들은  뒤다리에 힘을 모아 땅은 차고 솟아오른다 산비탈 살구나무 연분홍 옷고름 날리는 바람도 고운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오고 다투어 눈을 뜬 풀빛 생명은 해살좋은 양지쪽에 모여앉아 새봄맞이 인사를 나누면서 마음을 끓이는 해쪼임을 한다  좋아라 춘삼월은 네 가슴 내 가슴에 산들바람이 좋아라 출처:료녕신문 2019년 6월 13일 발표
11    면사포 댓글:  조회:217  추천:0  2019-06-28
 소설 면사포 (대련)  정아   “직매인 상품은 진짜 알짜배기야…”   생각해보니 공장에서 직접 팔고 있다면 중간에 대리상이 없다는 말이 아닌가.   “ 그래 그렇지, 바로 그거야.그것이 바로 이 제품이 소비자에게 리득이 되고 있는 부분 인거야…”   나는 미숙이의 말에 선뜻 호기심이 생겼지만 주춤했다.    “ 하나 사서 먹어봐. 건강에 좋은 제품인데 몸속에 있는 독소를 깡끄리 배출 하도록 도와줘…특히 녀자의 생리통과 변비에 아주 좋단다.”   직매라고 해서 나같은 주부에게 값이 싼편은 아니였다. 그래도 주부팀을 리드하고 있는 미숙이의 열정적인 추천과 주위에 지켜보는 눈도 있고 해서 내키지 않았지만 두통 골랐다. 알짜배기 상품이라고 하지 않던가. 게다가 한달에 한번쯤 생리통으로 죽게 고생하는 기억이 스물스물 떠오르더니 아찔해났다. 그런 아픔은 아픈 사람만이 아는 것이니까. 한편으로는 제품의 신비성을 부여하는 미숙이의 말을 검증하고 싶은 오기도 생긴다.    (남 도와주는 셈치고 하나 사서 복용해보자.)   나는 날자에 맞춰 “BGP”란 건강식품을 먹기 시작했다. 미숙이가 준 “처방”대로 꼬박꼬박 명심해서 챙겨먹었다.    한달이란 날자가 채워지자 반갑지 않는 “손님”이 올 기미가 보이기 시작함과 동시에 아팠던 기억이 스물스물 떠오르면서 습관적인 초조함에 휘말려든다. 과연 어느만큼 효험이 있을가. 호기심 절반 오기 절반으로 사긴 했지만 괜히 돈 퍼주고 쓸데없는 짓을 한 것은 아닌지…   허나 생리날 첫 이틀은 정말 거짓말처럼 아프지 않아 살 것만 같았다. 효험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지 안심이 되기도 했다. 부질없는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중약을 먹어도 별 효험을 못보고 생리통이 끊기지 않아 죽도록 고생했는데 이렇게 의사의 손이 아닌데서 얻은 “처방”에 효과를 보다니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아프지 않으니 살 것 같았다. 셋째날부턴  조금씩 아파오는 것 같으면서도 참을수 있을 정도인 미숙한 아픔이랄가 딱 집어 말할 수 없었다. 나는 스스로 제품을 많이 복용하지 못한 탓일거라는 “진단”을 내리면서 더욱더 정성들여 챙겨 먹기로 했다.   “이렇게 좋은 걸 미리 알았다면 벌써 먹었을 걸…”   천만다행으로 늦게나마라도 생리통을 막아줄수 있는 것을 찾았다니… 나는 미숙이를 의심한 것이 슬슬 미안해졌다.   (병이란 건 이렇게 맞는 처방을 만나야 하는거구나…)   변비로 몇년째 고생하는 동생이 떠올랐다. 매번마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한시간씩 앉아있는 안쓰러운 동생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무엇을 결심하듯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동생도 이 제품을 먹기만 하면 몸의 독소를 당장이라도 깡끄리 배출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한통만 사서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었다.   “미숙아, 나 두통 더 갖다줄래?”   한통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두통이란 말이 튀여 나왔다. 동생에게 원망을 듣지는 않겠는지…아닌게 아니라 동생의 원망스러운 언성이 전화기 저쪽에서 귀청을 째여온다.   “언니는 그게 먼 만병통치약이라고 그렇게 비싸게 주고 사?  요즘 정체불명인 상품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게 아니야, 내가 먹어보니 확실히 좋은 것 같단 말이야. 그러지 말고 한번 복용해 보고 얘기해.”   동생의 퇴근시간에 맞춰 떠맡기다 싶이 제품을 안겨주고 돌아선 나는 먹고 나면 분명 칭찬해 줄거라는 생각에  그런 부정적인 반응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미숙이가 나의 손을 끈다.  “얘, 제품을 네통  팔아줬으니 공장에서 한통 너에게 그냥 주는거야...”   미숙이는 그 비싼 제품 한통을 공짜로 거저 가져다 주는 것이였다.   이렇게 비싼 제품을 그냥 주다니…   나는 손가락을 꺼내들고 계산해 보았다. 네통 팔면 한통을 그저 주니까 여덟통 팔면 두통이 들어오고 열두통 팔면 또 세통… 아… 그렇게 팔아주면 내 자신이 먹는 부분은 향후 거저 오게 될 것이 아닌가.   나는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주위에 또 누가 이런 제품이 필요할가 찾아보기 시작했다…   제일 처음으로 옆집 언니네 문을 두드렸다. 옆집 언니네 집에 매일 여기저기 아프시다던 친정어머니가 와 계셨다. 오래동안 련락 안하던 미소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그 한달동안 나는 전화비만 지난달의 3배는 족히 써버렸다.   그렇게 미숙이한테서 십여통을 가져다 용케 판매에 성공했다. 미숙이의 처음 말대로라면 세통쯤은 공짜로 받을수 있다고 생각하니 무척 신이 났다. 장사라는 “장”자도 모르는 내가 십여통이나 팔았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미숙이는 사은품으로 세통 가져다주면서 자동으로 회원 가입이 되였으니 조금만 더 팔아보지 않겠냐고 했다. 돈도 벌고 자신이 먹을 제품도 생기고 일거량득이 아니냐면서…   모르고 시작했지만 시작하고 나니 어디서 생겼는지 신심이 북돋아났다. 게다가 로동의 가치가 생기니 동력까지 넘쳐나고 있다. 나는 또다시 핸드폰을 들고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똑..똑…”   누가 문드리기에 열어보니 옆집 언니다. 년세 많으신 친정어머니가 아직도 변비로 많이 고생한다면서 한통 더 달라는 것이였다. 매번 제품설명을 해줄 때마다 제품의 신비성을 잘 들어주었고 좋으면 계속 사드리겠다는 어머니께 충성을 다하는 효녀이다. 옆집 언니의 요구에 얼른 한통 갖다주면서 꼭 효험을 볼 것이라며 먹는 량조절과 방법을 다시 한번 강조해주었다. 의사의 말보다 나한테로 먼저 달려와주는 옆집 언니에게 나는 지금 의사가 된듯 위로를 듬뿍 해주고 있는 것이 당황해나면서 저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러면서도 야릇한 성취감이 생긴다. 그런 성취감이 이어지더니 인츰 자연스러워 지는 것이였다.   그렇게 시작했던 판매를 나는 무척이나 오래동안 견지했다. 매번 사은품을 하나씩 받을 때마다 공짜를 얻는 것 같은 느낌에 마약을 복용한 사람처럼 흥분에 들떠 힘든줄 몰랐다.. 역시 공짜는 좋았다.   그리고 사은품으로 제품을 적지 않게 얻어 놓았다. 이제 두통만 더 가져오면 한박스가 된다. 한박스의 유혹이 상당히 컸다. 벌써 한박스를 얻을수 있었다니. 꼭 한 박스를 맞추고 싶은 강박증이 슬슬 도발될 때마다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다 준 령단묘약인양 그 효과성이 나도 모르게 입에서 과장이 되여갔다. 매번 판매에 성공해서 얻어왔던 사은품들을 쌓아놓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았다.   뻔질나게, 뻔뻔스러울 정도로 사람만 보면 제품을 추천하면서 장사치가 아닌 장사치로 되여버려 초심과 다른 자신의 행동이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남들이 다하는 일을 내가 왜 못할가 하는 오기는 눈덩이처럼 점점 커져가고 있었지만 난 그것이 잘못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좋은 성과를 그리며 주위사람들과 친지분들 상관없이 그들에게 한번 또 한번씩 오직 판매에만 집중했다. 그들은 응원으로 사주기도 했고 설명을 듣고 행여나 해서 구매하기도 했다. 이제 그렇게 판매하면서 얻은 사은품들을 팔기만 한다면 그동안 고생한 보상으로 괜찮은 수입이 생길수 있으며 혹시라도 판매의 길을 넓혀놓으면 앞으로 주부생활을 하면서 겸직으로도 괜찮지 않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만일의 경우에  팔지 못하더라도 나혼자 먹어도 되는 것이니 우려가 될게 없다는 생각에 즐기며 일을 했다.    그런데 요즘 매달마다 몸의 변화는 여전히 찾아왔고 생리통증 해소는 언젠가 싶게 자주 나타났다.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면서  통증에 무뎌진 것인지 아니면 건강에 류의하지 않고 판매에 무리한 것인지 의혹스러웠다. 제품판매하러 다닌다고 오금에 불이 날 정도는 아니였지만 입에 침이 마를새가 없고 지금은 자기도 모르는 새에 제품의 효험보다 판매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사람의 그림자만 보아도 제품에 대한 소개가 무의식간에 튀여나오곤 했다. 난 그걸 일이지 실례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모든 사람들은 당연히 리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은품 판매를 시작했다. 그것들을 혼자 먹기엔 꽤 많았던 것이다. 사은품 파는 속도는 제품팔 때의 속도보다 웬지 더디게만 진행되는것 같았다. 허나 오늘 따라 아파오는 복통은 참지 못할듯 싶다. 제품구매를 약속한 고객에게 갖다오려면 아무리 빠른 속도로 갔다와도 세시간쯤은 족히 걸려야 할텐데…미소에게도 가져다 줘야 하고 미소 올케네 집에도 갖다 달라고 부탁이 왔었는데 …아래배속을 벨벨 비틀며 죄여오르는 그 아픔은 문득문득 나를 괴롭히며 얄밉기 그지가 없었다.쑤실듯이 아파나고 있는 아래배는 내 속도 모르고 사춘기 자식이 에미속을 태우는듯 발광한다. 통증은 기다렸다는 듯이  아래배에서부터 쭉 올리치밀기 시작하더니 후끈후끈 거리며 온몸으로 쫘악 솟구친다. 식은 땀이 퍼진다. 발이 앞으로 내디뎌지질 않는다. 허리를 곧게 펼수가 없었다. 식은 땀이 흐르는 걸 훔칠 겨를도 없이 나는 배 끌어안고 딩굴기 시작했다.   남편이 퇴근하기 까지 아직도 퍼그나 시간이 남아있었다. 두통만 있으면 꽉 채울수 있는 거실 한쪽에 귀빈처럼 고이 모셔놓은 박스곁에 다가가서 제품을 꺼낼 힘조차 나질 않았고 침대에 꼬꾸라져 버렸다. 머리속엔 설명서에 적혀있던 깨알같은 글자들이 점점 크게 퍼져나가며 희미한 파문만 일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나는 흐리멍텅한 의식속에서 누군가 열쇠로 문여는 소리를 들었다.    …   아침 뉴스가 시작되였다. 요즘 성행되여 판매되고 있는 제품에 대한 소식보도가 이어진다. 소비자들이 희망을 갖고 복용했던 제품에 대한 과장된 광고의 진위성을 말하고 있었다. 익숙한 광고글귀들이 안겨와서 눈여겨 살피려고 하였으나 제품브랜드가 모자이크로 처리 되여 보이지 않았다.   유관부문의 검사를 받게 된 일부 제품들은 검사결과 감자와 콩을 갈아 만들은 것도 있었다고 한다.누가 뭐라하지도 않았는데 나는 가슴어딘가 찔려났다. 수천쌍의 눈길이 내 한 몸에 집중된 것 같아 흠칫해났다.   세상은 요지경이라더니… 출처: 료녕신문  2019년 6월 13일 발표
10    <시> 어머니를 그리며 - 전승기 댓글:  조회:241  추천:0  2019-06-20
어 머 니 를  그 리 며 전승기 어머니 그 정과 사랑이 시공을(?空)을 타고 왔구나 오기만 하고 갈줄을 모르는 저 파도 그리움의 암초에 부딪쳐 파아랗게 멍든 내 가슴 추억의 심지를 돋구어 한밤이면 꿈을 주시는 어머니 찿아와도 말이 없다 내 마음에 등불만켜놓고 이 세상 내 생명 끝까지 진정 믿을수 있는  녀자는 오직 한사람 그 이름은 어머니 날이 밝으면 가시고 밤이 되면 또 찿아오신다 출처:료녕신문 김창영(6월13일 발표)
9    <수필> 양귀비를 죽이다 댓글:  조회:294  추천:0  2019-06-20
수필 양귀비를 죽이다        (연길) 심명주     내가 가끔 복용하는 자연보양식이 있다. 묵은 꿀에 싱싱한 레몬을 껍질채로 담군 뒤 사나흘 삭였다가 브런치타임에 맛보군 하는, 이름하여 “꿀몬”이다. “꿀”과 “레몬”에서 조합해낸 나름의 호칭이다. 꽛꽛하니 여느 과일보다 껍질이 두터운 레몬피는 소태(소의 열)만치 쓰겁기까지 하나 꿀과 만나면 새콤달콤 맛이 되여 종국에는 내 몸의 에너지원으로 부활한다. 자연으로 화합된 음식에는 그만치 남다른 힘이 도사려 있다.   그리고 나에게 그런 꿀몬과 비슷한 보양식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남다르게 많은 잠이다. 슬프거나 외로울 때 나는 그 잠의 바다에 빠져 세상을 도피하기를 즐긴다. 꿀몬과 잠은 나를 키워주었고 늘 나에게 관대했다.     그런 잠때문에 실수했을 때도 많았다.  어느 한번, 장춘행 기차에 앉아 넋놓고 잠에 빠졌다가 깨고 보니, 표가 사라졌다.  출구를 나갈 때면 무조건 벌금이라 나는 차에서 내리자 책임자를 찾아 두리번거렸는데 마침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통근출구에, 역일군과 손님 둘이 보였다. 조심스레 다가가는데, 남녀 두사람이 한창 옥신각신 다투는 중이였다. 사정인즉 일군으로 보이는 녀자 문지기가 표를 잃고 내보내달라고 사정하는 남자한테 안된다고 구박주다가 벌어진 싸움이였다. 둘의 싸움이 한창 고조에 올랐고 남자가 입술을 떨며 “그깟 문지기로 있으면서 뭐가 잘났다고 삿대질인가.”고 소리쳤다. 그런 와중에 가방을 메고 어정쩡한 표정의 내가 나타났다. 얼굴이 달아있던 그녀가 나를 힐끗 보더니, 다가와 나를 당겨서는 출구로 확 밀어 내보내더니 “그럼요. 내가 이만한 실력을 가진 사람이지요. 내가 내보내고 싶으면 내보내고 안된다면 안되는 거지요.”하며 뒤에서 문까지 탕 닫아버렸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기는커녕 이렇게 생판 덕을 볼 줄이야. 그들 싸움의 결과야 어찌됐든 나는 황홀한 이 행운에 정신이 번쩍 들어 초당에 두발자국을 떼며 자유를 향해 뛰였다...    이처럼 잠 때문에 저지른 실수가 심심찮았고 늘 요행같은 경우 때문에 그나마 큰 사고 없이 지내왔다. 하지만 생활은 대가없이 항상 누구를 대우해주는 법이 없는가보다. 30대의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나는 잠과 한바탕 치렬한 밀당을 벌이지 않으면 안되였다.    바로 출산 때문이였다. 늦깎이엄마로 아이를 키우면서 자유롭던 나의 생활리듬은 철저히 아이를 위한 맞춤형으로 바뀌였다. 자고 일어나기를 자유롭던 나의 일상이 뒤바뀌였다. 시도 때도 없이 수유로 꿀잠에서 깨여나고 이유식 식단에 따라 하루 다섯끼 아이한테 만들고 먹여주고 그리고 놀아주고 재워주기까지...아이를 위한 틀에 단단히 매여져 있었다.    가장 힘든 것이 제대로 잘 수 없는 일이였다. 누우면 의지대로 잘 수 있던 이왕과 달리, 지금 생각하니 그 시절은 지나버린 봄날이였다. 당현종의 팜므파탈 양귀비도 잠을 많이 잔다는데, 하물며 미인도 아닌 나는 잠을 더 자야 하지 않는가. 애아빠가 당현종이라면 그 어마한 권위로 내 아이를 두고 시종들의 도움이라도 받으련만. 이 집안의 “당현종”은 고작 동원할 수 있는 “병사”가 늙으신 일흔고개의 부모였다. 그렇다고 떡잠의 미련에 젖어 야들야들한 살덩이 아들을 늙어 운신이 어려운 어르신들께 맡기고는 싶지 않았다.    힘들고 어려웠다. 그냥 애없는 양귀비처럼 문학이나 파고들어 시문학 대가로 되거나, 악기 연주 실력쯤 더 키워 예술가로 되는게 적성에 더 맞지 않았나 하고 닿지 않는 고민을 해볼 때도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양귀비는 스스로 뛰여난 예술가인 당현종과 사귀였으니 그나마 비익조같은 소울을 만난 것이고, 더불어 일인지하 세도를 그늘로 삼아 잠도 마음대로 잤을터이다. 허나 이 집 “당현종”과 아들 사이에 나의 지위도 물론 만인지상이 아닌 일인지상에 일인지하는 맞으나, 문제는 “당현종”씨가 시와 예술에는 목석이요 그나마 자식 사랑은 남달라서 그렇지, 아니면 내가 아무리 양귀비인들 애가 없었더면 우리는 서로 한집일지언정 소울은커녕 서울쯤 멀어진 사이가 되여 살아갈지도 몰르겠다.       몸집이 풍만한 양귀비는 자면서 코까지 골았는데 당현종은 그녀의 코골이까지 사랑하였다고 한다. 나도 주몽이를 낳고 살집이 내 생애 최고로 풍성해지고 충격적인건 코골이까지 시작되였다. 애를 껴안고 자다가 가끔 자신의 코골이에 놀라 깨서는 한동안 실의에 빠져있군 했는데, 그때마다 곁에서 위안은커녕 함께 놀랄 사람마저 없었다.    양귀비의 이름을 이어받은 식물 - 양귀비꽃 중에 흰양귀비의 꽃말은 잠과 망각이다. 또 모르핀의 소재로 되는 빨갛고 핑크색인 양귀비꽃 역시 잠과 련관된다.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마음과 몸에서 지난날의 희고 빨간 “양귀비”를 얼마나 뽑고 꺾어버렸는지 모른다. 그리고 출근을 포기했고 따라서 사회생활도 두절되였다. 꿀몬이든 떡잠이든 내 몸에 신경을 쓸 사이도 없었다. 덕분에 8년동안 문학과의 공백기도 두게 되였고 그 창대한 거리감에 지금도 힘이 부친다.     그런 “양귀비”가 애가 크고 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내 몸에서 다시 살아나려고 했다. 생활이란 늘 레몬껍질처럼 딱딱하고 우둘투둘한 련속이 아닌가. 그속을 매일이고 헤쳐나가느라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는 꿀몬을 먹고 그냥 또 자기 시작하는 것이다. 현실이라는 두렵고 아픈 대명사와 마주칠 때면 늘 힘에 부쳐 물앉고만 싶은 심정이니, 아이가 없던 시절 잠과 나누던 거침없는 동행은 아니더라도 어딘가로 가서 잠속으로 깊숙이 침전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지금 더이상 나에게는 잠들고 숨을 곳이 없다. 춤노래에도 능하지 못하고 자색은 더구나 비스무레하지도 않는데, 남앞에서 롱담으로라도 양귀비와 비길 호기마저 부리지 못하겠다. 내가 옛 식성대로 기껏 양귀비잠을 자다가는 이번 생까지 허무하게 끝날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러니 이참에 나의 잠의 기원과 발전과 전도에 대하여 다시 곰곰히 점검해보아야 하지 않을가. 그리고 어찌됐든 가족 셋 중에 유일무이하게 내가 녀자니 짝퉁이든 모조품이든 집안 양귀비는 아무래도 내 차례이니.   그래서 이제 막 열살을 넘기며 넉살까지 피울줄 아는 아들이“엄마 최고로 이뻐”하고, 혹여 엄마 비위 맞추는 멘트를 던지더라도 나는 정색하고 격하게 공감한다. “당근이지. 너를 키우느라 그동안 얼마나 많은 내 몸의 양귀비들을 죽였는데, 그러니 이제 내가 유일무일 이 집의 양귀비지.” 출처:료녕신문  김창영 (6월13일 발표)
8    <시> 야부리 아줌마 - 전승기 댓글:  조회:358  추천:0  2019-06-20
야 부 리  아 줌 마 전승기 출장길 어느날 전북 군산 한 골목 선술집에서 만난 한고향 야부리 아줌마  한국바람에 날려와 힘들게 돈벌어 고향에 아빠트 마련한 아줌마 잘살아 보겠다고 고향에  돌아갔지만 쪼각난 가정에 다시 한국온 아줌마 삼림이 란벌되 밭이 되고 강물까지 말라 물도랑 되고 쓰러져가는 빈집들에서는 밤이면 하루살이 모기들이 춤을 추고 귀뜨라미 허전이 우는데 옛날  온동네 두개 있던 샘물에 이가 시리던 우물은 개구리들의 락원으로 되였다가 이제는 옥수수 밭이 되여 흔적도 찿을길 없는데 고향 떼나 수십년 천애지각 해남 삼아에 살며서 고향을 꿈속에서만 그려보는뎨 우리말과 글을 모르는 딸애가 우리글로 출판되 무져있는  내 시집이 자리만 차지한다며 돈 몇원에 페품으로 팔았다는 말에 웃다가 한숨을 뽑던 야부리 아줌마 잘살아 보겠다고 조상들이 고향 떠나 우리에께 만들어준 고향 잘살아보겠다고 우리는 또 그 고향을 떠나 이제는 기다리는 사람도 찿는 사람도 없는 고향이여 시간은 잘도 흘러 새벽으로 가고 우리의 화재는 잠들줄 모르고 소주 참이슬 몇병에 취한 내 눈가에서도  밤이슬 몇방울이 떨어지네 요즘 때론 한밤이면 꿈에 한고향 야부리 아줌마와 선술집에서 소주 몇잔 나누며 앞날 살곳이 어디일가 고향을 그리며 긴 탄식도 뽑아본다 출처:료녕신문 김창영(6월13일 발표)
7    시인의 나이- 전승기 댓글:  조회:235  추천:0  2019-06-19
시인의  나이 전승기   시인에께는 나이가 따로 없다 나무처럼 년륜을 감춘 시인의 나이  봄이면  새싹을 틔워 무성한 숲으로 한여름 마음의 그늘을 헤치고 낯이면 땡볕으로 붓끝을 익혀 밤이면 아롱진 이슬빛에 찍어 래일의 마음의 언덕에 연분홍 년륜을 곱게 그려넣는다 비오는 날에는 칠색무지개 띄우고 눈오는 날에는 산과 들에 하얀 순정의 꽃잎을 펼친다 가난한 시인이 누구에께 줄것이란 없어 시줄마다 초록색 꿈들을 재워 새봄이면 또다시 그 무었을 찿는다 시인에께는 항시 나이가 따로 없다 구겨진 모든것을 깨꿋이 헹구어 인생의 바줄에 널어주고있다 출처:료녕신문 김창영
6    옷 -전승기 댓글:  조회:909  추천:0  2019-06-19
옷 전 승 기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몽롱한 불빛사이 사랑을 나눌때 벗어놓은 속옷이였을것이다 달도 구름사이 수줍움을 감추던 연분홍 사랑의 앓음소리에 그날밤의 구수한 땀냄새가 배인 서글픈 밥그릇에 가난을 헹구며 자식들을 키우고 엎어놓은 밥사발 묘지로 마음에 덮고 동산에 조용이 주무시는 부모님 언제인가 나도 오렌지향 풍기는 옷을  벗은적이 있다 몇번이고 이제는 그리움이 옷을 벗는다 꿈속에서 누군가를 부르며 순결의 하얀 옷을 출처: 료녕신문 김창영
5    1월 (외 4수)□ 김명순 댓글:  조회:329  추천:0  2019-06-17
1월 (외 4수)□ 김명순 시몬이 오지 않은 시간들은 구르몽의 겨울답지가 않다 목마와 숙녀의 방울소리가 들려오지 않는 이 계절에는 마지막 잎새의 슬픔만이 칼바람 되여 여기저기 할퀴고 지나간다.   2월   2월의 한가운데 나 홀로 걸어가는 그림자 뒤에 익숙한 슬픔 묻어있다   아직도 새파랗게 날이 서있는 조각조각의 파편들 밟고 지나가는   천겹만겹의 세월.   3월   3월의 어느 날, 흰눈이 내린다   높고 낮은 소나무 우에, 어깨동무하듯 잘린 울바자 우에도   허공을 헤가르며 흩날리는 작고 하얀 것들이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생각의 조각 닮았다.   4월   아침비 속 조용히 눈을 비비며 뜬다   빠알가안 그리움 수줍게 머리를 쳐든다   이제는 정말 봄이 오려나 보다.   5월   바람에 꽃잎이 진다 파란 싹이 움트는 가지에 수줍게 미소가 번진다   몇번의 비바람 뒤에 필히 곱게 영근 웃음꽃이 또다시 필지어다. 출처:연변일보
4    눈겨룸 (외 7수)□ 김득만 댓글:  조회:426  추천:0  2019-06-06
눈겨룸 (외 7수)□ 김득만 거울 앞에 마주선 나와 거울 속의 나   서로간 마주보며 눈겨룸 했지   앞이가 홀랑 빠져버린 거울 속의 날 보고   내가 먼저 피씩 웃어버렸지   내가 거울 속의 나한테 지고 만거야.     고추가루   부드럽게 분쇄됐어도   변함없이 그대로다   해님아줌마 미용시켜준   빨간 그 모습 고운 그 모습   해님아줌마 련마해준   매운 그 성미 성칼진 그 성미.     간이역   책가방 둘러멘   아이들 사라진   텅 빈 시골학교는   내리는 객 오르는 객 하나 없는   쓸쓸한 시골 간이역.     목욕탕   빠졌다 꽂혔다 하는 할매 틀이   하루 세끼니 매돌 갈고 방아 찧다가   밤이 되면 큰 사발 목욕탕에   몸 담근 채 꿀잠에 포-옥.     수확기   계절이 따로 없이 하루건너   꺼칠한 수염 가을한다   아빠, 할배의 부르릉 전동면도기   사시장철 부지런한 수염수확기.     려인숙   한나절 쉬였다 가고   하루밤 자고도 가는   드넓은 주차장   낯이 설어도   례절 밝고 행실 고운   뭇차들의 려인숙.     품속   아기원숭인 엄마 가슴에 찰싹 붙어서 나무에 오르고   아기캉가룬 배주머니 속에서 쏘옥 얼굴 내밀고 두 눈이 뙤록뙤록   두살둥이 아긴 엄마 품속에 살포시 안겨 공중차에 오른다   아가 없는 해님 엄만 하도나 부러워 해살눈물 찔끔.     목욕   입장권 없는 시골의 호수목욕탕   수줍음 잘 타는 달과 별들은   뭇짐승 잠든 밤에만 목욕하고   부끄럼 모르는 둥근 해님은   알몸뚱이로 대낮에만 목욕한다. 출처:연변일보 
3    장미의 얼굴□ 류재순 댓글:  조회:478  추천:0  2019-06-05
수필 장미의 얼굴 류재순 서울의 오월은 빨간 장미들이 한창 뽐을 내는 계절입니다. 공원가나 골목길을 거닐 때면 어디에나 영낙없이 담 밖으로 한껏 목을 내밀고 기다렸다는 듯이 길손을 반겨주는 넝쿨장미들의 유혹은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방글방글 꽃잎을 피우며 빵긋빵긋 웃는 모습에 눈길이 사로잡히노라면 생각지 않던 감동과 사색이 몰려옵니다. 벗꽃나무, 철죽나무, 진달래… 이른봄을 알리는 봄꽃들이 한자취 흔적을 남기고 사라질 무렵, 서울의 들녘에는 온통 흰 눈꽃과도 같은, 아니 소복소복 가득 담은 입쌀밥 그릇 같은 이팝나무 꽃들과 노오란 좁쌀을 중간에 살짝 섞은 조기밥 그릇 같은 조밥나무 꽃들이 장관을 이룹니다. 짙어가는 초여름의 짙은 록음 속에서 하얀 별천지를 이루는 경관중 모닥모닥 피여나는 빨간 장미들의 요염하게 튀는 얼굴들이 선을 보일 때면 봄날이라는 아름다운 유화의 마지막 완성품이 됩니다. 마치 물고기에 마지막으로 눈을 그려넣어 살아난 생명체를 발견하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아마 장미는 오월의 녀왕으로 불리는가 봅니다. 겹겹이 피여나는 장미꽃송이는 내 눈길을 사로잡는 순간 하나의 이름 모를 얼굴로 떠오릅니다. 그 얼굴 속에서 나는 잔잔한 숨결을 느끼고 그 속에 묻혀있는 희노애락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슬을 머금은 아침 장미도 어떤 때는 약동하는 생명의 빛으로 보이고 어떤 때는 슬픈 눈물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그가 숨겨놓고 있는 가시도 어떤 때는 옛날 춘향이 같이 절개와 자존을 지키는 수호천사와도 같은 아름다움으로 보이고 어떤 때는 독을 품은 녀자의 한으로 보입니다. 내가 갓 한국에 왔던 한 20여년 전 일이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동포들의 합법체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여서 나는 중국에서 생전 해보지 않던 3D 업종에서 숨어서 일을 할 때였습니다. 그해도 넝쿨장미들은 봄을 맞아 어김없이 무덕무덕 피여나며 울바자 밖으로 빠끔빠끔 얼굴들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장미꽃 얼굴을 보는 내 마음은 한없이 우울했습니다. 어쩐지 울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장미의 모습은 울안에 갇혀 숨어서 일하는 우리의 얼굴 같았고 한국 늙은이에게 시집 온 고향 아줌마, 고향 아가씨들 같다는 생각이 울컥하고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남편과 자식을 버리고 혹은 사랑하던 고향 머슴애를 버리고 한국 땅에 들어온 그녀들의 령혼이 아닐가 싶어서입니다. 숨 막히는 담벽 안이 싫어서, 그리운 고향 모습을 찾아 저렇게 매일매일 담 밖으로 한많은 얼굴을 내밀고 뻗어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나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 얼굴을 다독여주려 했습니다. 따끔하고 벌침에 쏘인 듯 손끝이 아팠습니다. 금방 빨간 피가 맺히더군요. 그때 나는 장미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슬픈 얼굴엔 숨길 수 없는 독과 한이 담겨져있었습니다. “그래 알았어, 누구도 더는 너를 괴롭히지 못하게 하여라.” 나는 슬픔 가득한 마음으로 장미들의 곁을 떠났습니다. 오늘 나는 또 넝쿨넝쿨 담 밖으로 뻗어나오는 오월의 장미꽃 울바자 길을 산책하고 있습니다. 마침 5월 14일 로즈데이 날이군요. 로즈데이는 미국에서 꽃가게를 하던 청년이 자신의 련인에게 가게의 장미를 모두 바치며 사랑을 고백한 날이랍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련인에게는 장미꽃을 선물하는 유래가 되였다는군요. 그러고 보니 정말 많은 세월이 흘렀군요. 브로커에게 거액의 돈을 들여서 한국에 와서도 숨어서 일한다는 사연도, 돈 없는 동포 녀자들이 혼인이라는 비극적인 절차를 밟아 한국 땅에 정착했다는 얘기도 이제는 모두 옛말이 되였습니다. 체류가 합법화된 땅에서 꿈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동포 녀성들의 별빛 같은 얘기들은 무시로 우리의 가슴을 흥분시킵니다. 그들은 자유로이 고향과 고국을 넘나들면서 금융계에서, 상업계에서, 학계에서, 언론계에서 지어는 정계에서까지 능력과 활약을 돋보이며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아빠트 빌라를 사고 상가를 운영하며 축적된 부의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며 대통령상까지 탄 녀걸들도 있습니다. 특히 끊임없이 고국에 류학을 오고 있는 우리 젊은 세대들이 분발하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우리 동포들의 새로운 전망을 펼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아이로니한 것은 적지 않은 이 나라의 젊은 남자들이 우리 멋진 동포 녀성들에게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른다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사색에 묻혀 장미꽃이 흐늘어진 울바자 밖 길을 걷노라니 어디선가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에 장미꽃 향이 물씬 가슴에 안겨옵니다. 그 향은 저 멀리 서있는 아카시아나무와 라이라크꽃나무의 향과 어울려 정말 환상적입니다. 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붉게 타고 있는 장미꽃송이를 들여다봅니다. 요염하고 화려하고 코대가 잔뜩 높아보입니다. 그 속의 가시를 한번 건드려 볼가요? 아니요, 자존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아픔을 당합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 그 싱그러운 향기의 유혹을 물리치긴 쉽지 않네요. 빨간 장미는 열정, 욕망, 기쁨, 아름다움의 상징이랍니다. 나는 지금 그 열정, 욕망, 기쁨, 아름다움을 그 얼굴에서 분명 보아냈습니다. 그것을 수호하기 위한 숨어있는 가시의 깊은 뜻도 깨닫게 되였습니다. 나에게도 아직 저런 열정, 욕망, 기쁨, 아름다움이 남아있을가? 나는 그렇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으며 꿈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밤을 새우며 타자를 하며 사색에 사색을 멈추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실패를 거듭할 때가 많지요. 그러나 이튿날이면 그 욕망은 다시 살아납니다. 어느 날, 자그마한 성과를 이루었을 때 그 찰나의 기쁨과 환희는 나를 미치게 하며 그 누군가에게 왕창 사랑을 주고 싶어집니다. 물론 나에게도 빨간 장미의 열렬한 사랑도 있지만 노란 장미와 같은 질투도 있습니다. 그래서 행복해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나는 창피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것 아닌가요? 내 삶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잖아요. 그렇지만 이 로숙한 가슴에도 흰 장미와 같은 순수성과 천진성이 있답니다. 세상천지를 모르는 소녀같이 깔깔거리군 하지요. 그래서 자신에게 아직도 미래를 가진 동심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이 모든 속성, 사색, 갈망들은 분명 내 얼굴에 다 씌여있을 겁니다. 장미의 얼굴 만큼 아름답진 못해도 말입니다.
2    먼저 웃어주는 거울 있다면 (외 5수)□ 허두남 댓글:  조회:1169  추천:0  2019-06-05
시  먼저 웃어주는 거울 있다면 허두남 먼저 웃어주는 거울 있다면 난 하루에도 열백번 거울 들여다볼 테야   나와 똑같게 생긴 아이 밤볼에 볼우물 옴쏙 파며 머루눈 새물새물 해님 같은 웃음 건네면   나도 몰래 입귀 살짝 쳐들리며 가쯘한 하얀 이 귀엽게 드러나겠지   먼저 웃어주는 거울 있다면 예쁜 웃음 웃는 거울 있다면 나도야 거울 따라 웃음 예쁜 애 될 거야 마음 예쁜 애 될 거야   만능 로보트   해를 따다 달라 하면 해를 따다 주고 달을 따다 달라 하면 달을 따다 주는 만능 로보트 있었으면   숙제도 척척 시험답안도 눈 깜짝 새 내가 내가 으뜸 될 텐데   야, 얼마나 신날가 ‘공부왕후’ 분이도 내 옆에 앉고 싶어 안달복달 ‘핵주먹’ 강이도 나와 친하자고 히히거리겠지   뭐나 로보트 다하면 나는 뭐하겠냐고? 내가 뭐해야 하는지 그건 로보트에게 물어보아요.   경기구놀이   경기구 타고 하늘 난다   굽이굽이 강물 한줄기 은띠 같고 첩첩 푸른 산 남새밭이런가   머리 우에서 손짓하던 꽃구름 발아래에서 둥실둥실 흘러가는데 경기구 둥둥 내 마음 둥둥 ‘해님의 얼굴 만져봐야지! 세상에서 제일 높이 난 기니스기록 만들 테야!’   팡! 경기구 펑크 나는 소리에 들떴던 마음도 펑크 났네 어쩔 새 없이 천길 아래로 곤두박질   꿈 아니였더면 진짜 기니스기록 만들 번했네 제일 높이 난 기록 아닌 제일 높은 데서 떨어진 기록.   엄마를 기다리는 밤   밤차로 돌아온다는 사랑하는 내 엄마   문 떼고 들어서는 엄마에게 어떻게 인사드릴가?   달려가서 대룽대룽 매달릴가 엄마 나무에 열린 아들 열매처럼   문 뒤에 살짝 숨었다가 우리 강아지 어디 있나 엄마 눈길 요리조리 찾을 때 까꿍! 엄마 등에 냉큼 업힐 테야   왜 아직도 안 올가? 벽시계 긴바늘 12자 껑충 뛰여넘었는데   시간 안됐다구요? 해해 이 시계 보고 말씀하세요 난  언녕 짧은 바늘 한눈금 뺑 돌려놨거든요.   숫눈길   아빠 따라 숫눈길 걷는다   신에 눈 묻을가 봐 아빠 발자국 넘겨디디다가 휘우뚱휘우뚱 폴싹 눈 우에 뒹굴었다   눈 묻히지 않으려다 눈사람 되였다.   물구나무서는 세상   철봉대에 오금 걸고 거꾸로 매달리니 와, 재미 있네 세상이 모두 물구나무 서네   학교도 물구나무서고 운동장 옆에 줄지어선 아름드리 백양나무들도 체육선생님 구령에 맞춘 듯 한결같이 물구나무섰네   하학종소리와 함께 운동장으로 쓸어나오는 남자애들도 녀자애들도 머리를 아래로 향하고 발을 쳐들어 움직이면서 척척척   호호, 저 좀 봐 호랑이 같은 교장선생님도 장난기 발동했나 등에 눈 같은 안경 척 걸고 애들과 같이 물구나무 서네. 출처:연변일보
1    꽃밭에서 (외 3수)□ 김동진​ 댓글:  조회:342  추천:0  2019-06-04
꽃밭에서 웃으면 너도 꽃이요 꽃밭에서 웃으면 나도 꽃이다 웃어라 웃어라 곱게 웃어라 찍는다 차알칵 사진 찍는다   꽃밭에서 춤추면 너도 나비요 꽃밭에서 춤추면 나도 나비다 예쁘게 예쁘게 모두 예쁘게 찍었다 차알칵 사진 찍었다.   대청소   여름에는 비를 뿌려 대청소하고   겨울에는 눈을 뿌려 대청소하고   하늘도 우리처럼 대청소한다.   명승지   명승지는 사람을 싫어해요 사람만 언뜰하면 더러워지니까.   딱친구   딱친구는 마음이 통하여 손이 잘 맞지요   잘했다고 더 잘하자고 손바닥을 마주치면 짝- 소리가 나요   자나 깨나 한마음 미더운 짝꿍이라고 짝- 소리가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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